오리온, "스포츠토토 우리가 더해야..떼쓸까?"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14.01.09 08:40

이미 1159억원 회수하고 차익 착실히 챙겨..청산시 투자수익 더 치솟아

스포츠토토에 대한 오리온의 애정은 각별하다. 연간 수 백 억원씩 현금이 들어오는 '캐시카우'(Cash Cow·확실한 수익 창출원)이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2003년 정관계 로비의혹으로 사업을 접은 한국타이거풀스로부터 지분 46.8%를 확보하며 스포츠토토 최대주주로 나섰다. 이후 지분을 계속 매입해 8일 기준으로 오리온 지분율은 66.64%(1089만6867주)에 달한다. 신한은행(9.48%)과 흥국생명보험(2.48%), 드림네스트(1.48%), 소액주주(19.57%)보다 압도적인 규모다.

오리온은 2003년 당시 자본잠식(2002년 기준 자본총계 1626억 원)에 빠진 스포츠토토를 단돈 300억원(지분 46.8%)에 인수했다. 이후 추가로 계속 지분을 사 모으는 등 총 1159억원의 자금을 스포츠토토에 투자했다.

자료/스포츠토토 매출액 및 발매건수에 관한 사행산업통합위원회 보고서


하지만 스포츠토토의 엄청난 성장스토리에 비하면 오리온의 투자액은 적은 규모라는 지적이다. 스포츠토토가 아니라면 이런 투자 규모로 이 같은 고성장을 누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행산업통합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포츠토토(체육진흥투표권) 누적매출액은 오리온이 최대주주로 나선 2003년 283억원에서 2012년에는 2조8435억원으로 높아졌다. 단순 계산으로도 10년간 130배나 기업 매출이 커진 것이다.

수익도 가파르게 늘었다. 스포츠토토는 2004년까지 당기순손실이 130억원이었지만 2005년부터 흑자로 전환해 그해 당기순이익 110억원을 올렸다. 이후 정부가 스포츠토토 발행횟수를 계속 늘려주면서 순이익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이듬해인 2006년 당기순이익이 495억원으로 전년대비 4배이상 급증했고, 2007년에는 770억원으로 사상 최고 순이익을 올렸다. 이후에도 올해까지 매년 수 백 억원씩 당기순이익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익률도 좋다. 스포츠토토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2012년에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5%에 달했다. 최근 5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20%에 육박해 제조업체에서는 보기 힘든 수익성을 과시한다. 오리온의 평균 영업이익률(2008~2012년)이 식품업계 최고인 8.1%를 보인 것도 스포츠토토가 든든한 후원자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오리온은 스포츠토토로부터 짭짤한 배당금도 챙겼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오리온은 최대주주 자격으로 115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런 수익구조여서 오리온은 이미 2012년 말 기준으로 투자금액(1195억원)을 모두 회수하고 127억원의 차익을 더 챙겼다. 여기에 지난해 수익을 포함하면 차익 규모는 더 늘어난다. 게다가 최소 2500억원 이상인 자본총액을 감안하면 오리온의 스포츠토토 투자수익은 더욱 높아진다. 스포츠토토 청산 시 지분율에 따라 1600억원이 넘는 차익을 또 다시 거머쥘 수 있어서다. 1159억원을 투자해 얻은 수익률만 150%를 넘는다.

증권가 관계자는 "스포츠토토가 워낙 고수익을 주다보니 오리온의 애정도 기대 이상"이라며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스포츠토토 새 사업자 입찰에 오리온을 참여시키지 않는다고 해도 오리온이 쉽사리 물러서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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