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호는 8일 새벽 1시16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변호인'을 보고 '찌릉찌릉하다'고 표현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홍진호의 '변호인' 후기가 게재된 직후 '찌릉찌릉'이라는 단어가 일베에서 전라도 지역을 비하하는 단어로 범용되는 '홍어' 냄새를 일컫는 단어라고 지적하며 홍진호 역시 일베 사용자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누리꾼들의 지적에 홍진호는 "일베 안 한다. 관심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멘션 좀 그만"이란 글을 올렸다.
'홍진호 일베' 의혹을 접한 이두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홍진호에게 "다 완성되면 말씀드리겠다. 아는 동생이랑 개발 중인 일베용어 자동필터(ilbescreen.com). 나도 모르게 쓰는 일베용어 때문에 괜한 오해 받아서 훅 가는 것 방지용"이라는 멘션을 보냈다.
◇ 일상 용어까지 '일베 용어'
이두희가 공개한 '일베 용어 사전'은 93가지 단어를 '일베 용어'로 규정한 뒤 글 속에 들어간 일베 용어들을 걸러주는 '글 분석' 기능과 일베 용어와 설명을 제공하는 '단어 사전' 기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93개의 단어 가운데 일베 외의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범용되는 용어, 심지어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쓰는 단어까지 포함돼 있다는 지적이다.
국뽕(과도한 민족주의자), 수꼴(수구 꼴통) 등의 단어는 기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범용되는 말이다. 감자(강원도), 멍청도(충청도) 등은 각 지역에 대한 약한 의미의 비하로 일베가 생기기 전부터 쓰이던 단어다. 스시국(일본)도 마찬가지다.
'노릇노릇'도 마찬가지다. 일베 용어 사전은 이 뜻을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에서 불에 타죽은 희생자들을 비하하는 말. 대구, 경북, 경상도 지역 주민들을 비하하는데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는 일상 단어가 일베에서 쓰이는 '용례'일 뿐이다. 일베에서 타 커뮤니티 사용자를 조롱한 뒤 화가 난 모습을 보고 '부들부들' 또는 '피꺼솟'(피가 거꾸로 솟는다)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부들부들', '피꺼솟'을 일베 단어로 규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 사전에는 일베에서 쓰이는 일부 단어에 대해 틀린 설명을 붙인 경우도 있었다. '일벤져스'라는 단어는 일베에 대한 국민 여론이 적대적으로 돌아설 당시 일베 열혈 사용자들이 영화 '어벤져스'를 모티프로 만든 의미다. 주로 나체 상태에서 흉기 등을 들고 '어벤져스'처럼 자신이 전사임을 알리는 엽기 사진을 올린 데서 유래했다. 일베 용어 사전 설명처럼 "일베인 중 최고를 말함"은 절대로 아니다.
◇'만물 출처 일베설'
이 같은 오류에 대해 누리꾼들은 '만물 출처 일베설'의 변형이라고 주장한다. 만물 출처 일베설이란 일베 열혈 사용자들이 각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모든 자료의 출처가 일베라고 주장하며 분탕질을 치는 현상을 비꼬는 말이다.
일베 사용자들은 지난해 일베 용어를 사용한 공인들이 연이어 사회적 비판에 직면하자 일베 회원들은 모든 인터넷 유행어를 '일베 용어'로 만들어 용어 사용을 두고 비(非)일베 사용자들끼리 싸움이 붙는 걸 즐기는 이른바 '대국민 분탕질 프로젝트'에 나섰다.
가장 먼저 목표가 된 단어는 '힐링'. 일베 사용자들은 힐링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가 포털 등에 게재될 경우 일베 게시판 안에 링크 등을 첨부하고 이른바 공격 '좌표'를 설정한다. 그 뒤 수백명씩 댓글을 달면서 "힐링 이거 일베 애들이나 쓰는 용어인데 함부로 쓰면 되느냐"고 주장한다.
일베 회원들은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의 유행어도 '일베화'시키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것이 각종 커뮤니티에서 '(애인) 안생겨요'라는 뜻으로 쓰이는 ASKY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2007년부터 쓰이던 ASKY는 2008년 가수 유희열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독자 사연을 읽어주면서 대중화됐다. 일베 용어 사전에 오른 ASKY 역시 '일베에서 왜곡하므로 주의해야 하는 단어'라고 명시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버스커버스커 김형태나 크레용팝, 홍진호까지 일베 용어 사용 논란에 휘말리자 그런 상황 막아보겠다고 사전 만드는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이왕 좋은 일을 할 거라면 일베충들에게 놀아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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