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수정을 둘러싼 논란과 함께 한국사 수능 필수, 한·중·일 역사 왜곡문제 등 '역사'라는 화두가 우리사회에 끊임없이 논쟁의 도마에 오르는 때, 거대한 역사 프로젝트 '민음 한국사'의 출간이 시작됐다. 1차분으로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과 '16세기, 성리학 유토피아'를 우선 만나볼 수 있다.
장은수 민음사 대표는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간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에서 이정도 수준의 역사책을 내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한 사람이 아닌 각계 전문가들이 분담 집필했다는 점이 지금까지 역사서와는 가장 차별화된 점"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제 한 개인이 한국사 전체를 집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됐다"며 "역사학계뿐 아니라 지리·과학·미술·음악·건축에 이르기까지 비역사학계 학자들까지 참여해 해당 분야를 깊이 있게 저술했다"고 설명했다.
원시시대부터 현 정권까지, 이 땅에서 일어났던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 모두 16권에 고스란히 기록될 예정이다. 전체 예산은 30억 원으로 한 권당 인쇄·제본비를 빼고 약 1억5000만~2억 원이다.
출판 전문 기획자 강응천 문사철 대표가 기획 단계부터 서술의 방향과 톤을 고르게 맞추고 학계 최신 연구방향과 합의점을 객관적으로 담기위해 총 감독 역할을 했다. 그는 "모든 시대를 100년 단위의 '세기'(世紀)로 구분해 새로운 역사 서술을 시도했다"며 "동시대 다른 세계사와의 비교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특히 세계사를 우리 역사의 일부로 적극적으로 바라봄으로써 한국사를 더 넓고 깊게 이해하도록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동아시아 속의 사(士)' 등 우리 역사의 특수성과 보편성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세기의 초점' 코너를 각 장마다 마련했다. 또 최신 인포그래픽(infographic, 정보나 자료를 시각화한 것)을 과감하게 특집 면으로 구성해 가독성을 높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집필에 참여한 '병자호란'의 저자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는 "이제 각계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대중적으로 풀어내 한국사 통사를 펴낼 정도로 질적·양적 성장을 했다"며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전반적인 역사의식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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