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의 힘'으로 청마의 새해 힘차게 넘어볼까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 2014.01.05 16:30

희망의 새 시대, 문화융성으로 여는 '신년음악회'··· 박대통령 등 2000여명 참석

3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4 신년음악회'에서 세계적인 재즈보컬리스트 나윤선이 아코디어니스트 벵상 뻬라니와 대금 연주자 이용구의 연주에 맞춰 '아리랑'을 노래했다. 나윤선은 지난 5년간 20개국 50여 개 도시에서 100회에 달하는 공연을 펼쳤으며 지난해 3월 프랑스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단독공연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15분간 기립박수를 받아 화제가 된 바 있다. /사진제공=서울 예술의전당
"아리랑이 이토록 유려하고도 힘찬 가락이었다니!"

세계적인 재즈보컬리스트 나윤선이 두 팔을 벌린 채 노래하자 2000여 명의 관객들은 넋을 잃고 그 매혹적인 목소리에 빠져들었다. 심금을 울리는 영롱한 음색에 힘입어 새해엔 더 밝고 희망찬 기운이 가득할 것만 같았다. 지난 3일 저녁 8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14 신년음악회' 현장은 그렇게 흥겹고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과 전 세계를 사로잡은 나윤선의 목소리는 이날, 대금·아코디언 반주에 그저 몸을 맡긴 채 내뿜는 듯 했다. 그의 아리랑은 우아하고 구슬프다가도 가슴 벅찬 전율이 느껴지질 만큼 질주하기도 하며 관객들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음악세계로 이끌었다.

국악 신동으로 잘 알려진 송소희는 2004년 전국 시조 경창대회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 예술의전당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주제로 한 1부에서는 나윤선 외에도 국악관현악단의 관현악곡 '말발굽 소리'와 '신뱃놀이'가 흥을 돋우었고, '국악신동' 송소희가 '경복궁 타령'과 신민요 '배 띄워라'를 구성지게 부르며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다.

2부는 '희망의 시대'라는 주제에 어울리게 KBS교향악단이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 '봄의 소리'로 경쾌하게 문을 열었다. 이어진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무대는 가히 이날의 하이라이트라 할만 했다. 그가 연주한 곡은 러시아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43번'으로 강렬함과 우수에 찬듯한 로맨티시즘이 어우러져 고도의 테크닉과 파워가 요구되는 곡이다.


'겸손한 거장'이라는 수식에 걸맞게 그의 연주는 따뜻하고 섬세했으며, 정확하고 강렬했다. 폭풍이 휘몰아치는 듯 파워풀한 연주를 할 때는 마치 광활한 러시아 대륙을 힘차게 달리는 말(馬)의 모습이 그려졌다. 부드럽고 그윽한 선율이 흐를 때는 삶의 역경과 고난을 넘어선 평온함과 함께 불순물이 온전히 걸러진 알곡을 마주하는 듯 했다.

소프라노 임선혜와 테너 정호윤은 서정적인 오페라 아리아를 선보였고, 문화를 통해 희망의 시대를 열어가자는 의미에서 오케스트라는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힘차게 연주했다. 무대와 객석이 모두 한 마음으로 희망을 기원한 이 음악회는 음악의 소중함과 함께 소통과 화합, 문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자리였다.

이날 음악회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문화·예술·종교·언론·사법·경제 등 각계 인사들, 지난해 주요 문화예술정책 참여자, 봉사선행자, 다문화가정, 일반 국민 800명 등 2000여 명이 초청됐다. 음악회에 앞서 박 대통령은 문화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문화는 가장 소중한 자산이고 나라의 자존심이기도 하다"며 문화의 가치를 강조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거장,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4 신년음악회'에서 새해의 힘찬 도약을 기원하며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43번'을 연주했다. /사진제공=서울 예술의전당
3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14 신년음악회'에서 소프라노 임선혜, 지휘자 요엘 레비, 테너 정호윤(앞줄 왼쪽부터)이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 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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