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원/달러 1000원 붕괴…'일본식 불황' 초입"

머니투데이 이현수 기자 | 2013.12.29 12:00

LG硏 "고용·소비 위축되지만 불황형흑자, 세계적 디플레 현상도"

내년 미국이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1000원선이 붕괴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원화가치의 빠른 절상으로 '일본식 불황'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다.

LG경제연구원은 29일 '2014년 우리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미 연준 출구전략 파장 △선진국발 디플레이션 우려 △아베노믹스의 투자·소비 선순환 불발 가능성 △여전히 취약한 신흥국 △속도조절에 나선 중국경제 △고조되는 동북아의 지정학적 리스크 △취약새지고 있는 민간부문 건전성 △급등락 위험 확대되는 환율 등 8가지를 내년 우리경제의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美 양적완화 축소…유동성 흡수하나
보고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출구전략으로 국제적 유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연준은 내년 1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월 850억 달러에서 750억 달러로 축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푼 돈은 3조 달러(연준 자산 기준)로, 미국 GDP의 20%에 육박하며, 같은 기간 유로존과 일본이 공급한 통화량을 합한 것보다도 약 30% 이상 많다"며 "미국으로 자본이 환류되면서 신흥국의 자본 유출이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의 사례를 들며 글로벌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언급했다. 실제 그리스는 지난 3월 이후 9개월 동안 물가가 감소하고 있다. 11월은 전년동월비 기준 -2.9%로 디플레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1000원 붕괴될 수도"
보고서는 미국의 출구전략 자체는 달러강세 요인이나, 자국통화의 강세를 경험하게 될 미국의 주도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나라들에 대한 환율절상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적인 절상압력과 외국인 투자자금이 우리나라로 집중되면서 달러당 1000원선이 붕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명목환율 절상이 국내외 정책환경 급변에 의한 것이면 심각한 후유증이 뒤따른다"며 "내년 원화가치의 빠른 절상으로 수출경쟁력 약화와 함께 실물경제 활력 저하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생산과 고용, 소비지출이 동반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경상수지는 불황형 흑자를 이어가는 '일본식 불황'의 초입일 수 있다"며 "외환시장 급변동을 완화하는 한편, 원화가치가 중장기적으로 적정한 수준을 과도하게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긴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민간부채는 소득 및 GDP에 비해 증가 속도가 빠른 편이라는 분석이다. 가계부채도 질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은행권보다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권의 가계대출이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금리상승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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