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연계채권, 정부정책 그늘에 빛 될까

머니투데이 세종=우경희 기자 | 2013.12.27 10:00

[2014 경제정책방향]"선진국서 출소자 재범율 하락·노숙자 지원 등 실효 입증…내년 연구용역"

/사진=머니투데이DB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 세간의 이목은 온통 '어떻게 예산을 확보하느냐'에 쏠려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이 예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쓰느냐'는 것이다. 정부가 SIB(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 도입을 검토키로 한 것도 이 '효율화'의 고민에서 출발했다.

SIB는 정부가 제공해야 하는 사회적 서비스를 대신 수행하기 위해 SIBIO(SIB 발행기구, 대부분 시민단체)가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SIBIO는 정부와 계약을 체결하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채권을 발행해 사업 운영자금을 조달한다. SIBIO는 이 돈으로 정부가 요구하는 사회서비스를 운용한다. 성과가 달성되면 정부가 채권원리금을 대신 갚아준다.

이는 필요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민간 영역을 활용함으로써 공공정책 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부 시행되고 있으며 국내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2014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내년 중 연구용역을 통해 도입영역과 도입방안 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SIB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영국 피터버러 교도소의 재범율 감소다. 교도소 출소자들의 재범관련 사회적 비용에 골머리를 앓던 영국 법무성은 2010년 3월 사회적금융단체인 소셜파이낸스와 피터버러 교도소 단기수형자 재활프로그램에 대한 SIB계약을 체결했다. 목표는 12개월 미만의 단기수형자들의 재범율 낮추기. 재범률이 10% 이상 낮아지면 원금은 물론 연리 7.5%~13%의 이자를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2010년 9월~2011년 12월 출소자들을 대상으로 중간평가를 한 결과는 놀라웠다. 재범빈도가 비교대상(2008년 9월~2009년 12월)에 비해 12%나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영국의 평균 재범 빈도는 11%나 상승했다.

프랑스에서는 사회적기업 SOS가 이미 10년 전부터 노숙자 치료쉼터를 SIB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것에 비해 관련비용을 절반 정도 절감했다는 평이다. 미국에서도 뉴욕시가 골드만삭스와 청소년 재범방지 프로그램에 대한 SIB 계약을 체결했다. 재범률을 10% 줄이면 뉴욕시가 골드만삭스에 원금을 지급하고 10% 초과 감소할 경우 추가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SIB 도입을 통해 미흡한 공공사회 투자를 확대하고 공공서비스의 질을 제고할 수 있도록 공공투자에 민간의 자본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SIB를 통해 사회취약 부분에 조기 개입해 사회문제를 예방하고 확산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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