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과장의 '스마트 폰' 생활 24시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 2014.01.03 05:59

[2014 신년기획-스마트 코리아(3)]

"띠링 띠링 띠링" "지이잉~" "띠링 띠링 띠링" "지이잉~"

김 과장(35)은 스마트폰 알람과 진동 소리에 겨우 눈을 뜬다. 술 먹은 다음 날은 늘 깊은 잠을 못 잔다. 아니나 다를까 수면 분석 앱(애플리케이션)에 나타난 그래프가 요동쳐 있다.

옷을 갈아입으면서 버스 정보 앱을 연다. 12분 후면 버스 도착. 집에서 정류장까지는 2분, 간단하게 아침 먹을 시간은 충분하다.

오늘 따라 버스에 자리가 없다. 이어폰을 꽂고 '지니' 앱에서 최신곡을 듣는다. 아이유의 '금요일에 만나요' 요즘 좋아하는 노래다.

"까똑" 단체 카톡방에서 오늘의 아침편지가 올라온다. '좋은 글 감사' 댓글을 달고 지하철 앱을 연다. 두 정거장 전에 지하철 위치, 버스에서 내려 역으로 빠르게 걸어간다.

간신히 자리 하나를 확보했다. 포털사이트을 열어 여유롭게 오늘의 주요 헤드라인 뉴스를 훑는다. 관심 뉴스와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앱으로 필요한 내용만 꼼꼼히 본다. 평소 눈여겨봤던 종목 뉴스가 있어 별도로 저장했다.

'어제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됐지?' 요즘 기성용이 뛰고 있는 영국 '선덜랜드' 팀의 경기 결과를 구글 나우에서 확인한다. 좋아하는 팀을 등록하면 빠르게 경기 결과를 알 수 있어 편리하다. 다음 경기 일정을 확인한 뒤 요즘 흠뻑 빠져 있는 '포코팡' 게임을 시작한다.

사무실에 도착하기 전 커피숍에 들렀다. 아침 일찍부터 장시간 회의가 있는 날이다. 졸지 않게 커피라도 마셔둬야겠다. 지갑을 꺼내지 않고 얼마 전에 깔아놓은 '스마트월렛'으로 결제했다.

회의가 길어진다. 중간 중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은 '에버노트' 앱에 열심히 저장한다. 프로젝트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퇴근할 때 지하철 안에서 다시 볼 생각이다. 만약을 대비해 컴퓨터와 스마트폰 호환이 되는 클라우드에도 올려뒀다.


"12시." 알림과 동시에 근처 맛 집의 할인 쿠폰 목록이 뜬다. '뭘 먹지?' 옆 자리 동료와 '마이메뉴' 앱에서 검색을 시작한다. 위치정보를 활용해 근처의 맛 집, 주요 방문 연령과 성별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식당으로 가기 전 어제 주문한 택배가 어디에 있는지 '스마트택배' 앱으로 확인한다.

'지이잉~ 지이잉~' 액정을 보니 '휴대폰 판매 권유' 전화다. 가볍게 '거절'로 밀어주고 일에 집중한다. '후후' 앱을 설치한 뒤로는 수신자의 정보를 단번에 알 수 있어 좋다. 알아서 텔레마케팅, 대출권유 등을 척척 알려준다. 이전에는 누군지 몰라 모두 받다보니 쓸데없는 전화로 일의 흐름이 끊어졌는데 말이다.

"까똑" "까똑" "까똑" 퇴근 시간이 가까워오자 대학원 동기 그룹 채팅방에 댓글 숫자가 급속히 높아진다. 이번 주말에 있을 신년회 장소 선정을 놓고 이견이 많은 가 보다. 하다 못한 동기 대표가 '투표하기' 기능을 사용했다. 투표수와 참석자 비율이 한 번에 나타난다.

오후 6시, 어제 과음한 것이 영 불편하다. 바로 집으로 가야겠다. 생각보다 지하철 안이 붐비지 않아 '에버노트' 앱을 열어 회의 때 메모한 내용들을 다시 본다. '새로운 내용이 올라 왔을려나?' '팟캐스트'를 열어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를 듣는다.

밥을 해먹기는 귀찮고 시켜 먹어야겠다. '요기요' 앱을 열고 근처 중국집을 검색한다.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까지 마쳤다. 언제부터인가 전화로 주소를 알려주고 음식을 주문하는 게 번거롭게 느껴진다.

회사서 다 못한 일을 꺼내든다. 자료를 회사 컴퓨터에 두고 왔나보다. '팀 뷰어' 앱을 열어 원격 조정으로 회사 컴퓨터를 켠다. 필요한 자료를 메일로 보내고 컴퓨터를 끈다. 서류 작성을 마치고 회사 앱에 올려둔다. 모바일 결재시스템이 생기면서 굳이 사무실이 아니어도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급할 때는 연차 신청서도 모바일로 제출한다. 물론 언제 어디서나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모바일TV로 어제 놓친 드라마를 본다. 모바일로 지상파 방송, VOD(주문형 비디오)등을 볼 수 있게 되면서 TV가 없어도 불편함을 모르겠다. 오히려 모바일TV 전용 프로그램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어 볼거리가 더 풍부하다. 10분짜리 단막 프로그램은 이동할 때마다 잠깐씩 볼 수 있어 시간활용에 그만이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지' 음악 취침 타이머 앱으로 취침 시간을 맞춰 놓는다. 맞춰 놓은 시간까지 음악 재생이 일부러 끌 필요가 없다. 잠들기 전 트위터, 페이스북에 며칠 전 여자친구와 다녀 온 사찰 사진을 올린다. '버퍼' 앱을 이용하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한꺼번에 올릴 수 있어 편리하다. 음악 소리를 들으면서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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