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가 장성택 처형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다른 관측이어서 주목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25일 '장성택 숙청과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 평가'라는 분석 자료를 통해 "장성택을 공개적으로 '반당·반혁명 종파분자'로 몰아 숙청하기 위해서는 먼저 김경희의 단순한 묵인 정도가 아니라 적극적인 동의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군주제적 스탈린주의체제인 북한에서 장성택은 왕족과 결혼한 것인데, 사실상 왕조체제인 북한에서 백두혈통인 김경희의 남편을 처형하기 위해선 부인인 김경희의 동의없인 불가능하다는 분석에서다.
북한이 지난 8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통해 장성택의 죄목으로 반당혐의 이외에도 "권력을 남용해 부정부패 행위를 일삼고 여러 여성들과 부당한 관계를 가졌다"고 밝힌 점도 김경희의 동의를 간접적으로 함축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장성택을 김 제1비서의 후견인으로 둔 것은 김 제1비서의 아버지인 김정일의 유훈인데, 유훈을 거스르는 결정을 하기 위해선 친족들의 적극적인 협력없인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경희가 지난 18일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 중앙추모대회에 불참한 것 역시 장성택 처형에 대한 김경희 개인의 행동이라기 보다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한시간 넘게 행사에 참여하기 어려운 데 따른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정 연구위원은 말했다.
실질적 2인자로 떠오른 최룡해 노동당 총정치국장이 장성택 처형을 주도했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정 수석연구위원은 "총정치국이 장성택이 수장으로 있는 당 중앙위 행정부에 대해 조사할 권한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최룡해나 군부가 장성택 처형에 관여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군부가 아닌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친족들이 장성택 처형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소장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장성택 같은 거물을 치기 위해서는 주도면밀한 계획과 비밀 유지가 필수였기 때문에 친족끼리 뭉칠 수밖에 없었다"며 김경희의 지지가 있었을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장성택 숙청은 김정은과 고모인 김경희가 최종 의사 결정을 내렸고, 형 김정철과 누나 김설송이 숙청에서부터 민심 수습까지 세밀한 계획을 수립·실행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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