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는 지난 1994년 도입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모델로 한국에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1990년대 말 '조기유학' 열풍에 힘입어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에 유학반이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SAT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등장했다.
SAT는 미국 교육부가 아닌 비영리기관인 칼리지보드(College Board)가 주관하고, 문제 개발과 평가는 토익 및 토플 출제기관으로 유명한 미국 교육평가원(ETS)이 맡는다. 대부분의 미국 대학은 1926년부터 시행해 온 SAT 성적을 신입생 선발의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다.
크게 SAT1이라 부르는 논리력 시험(Reasoning Test)과 SAT2로 통하는 과목 시험(Subject Test)이 SAT로 통칭된다. SAT1은 Critical Reading(비판적 읽기), Math(수학), Writing(쓰기) 등 세 가지 과목으로 짜였다. SAT2는 Korean with listening(한국어 듣기), Biology(생물), Chemistry(화학), Literature(문학), US history(미국역사) 등 모두 20개 과목이며, 이 중 2~3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객관식 5지 선다형 문제를 위주로 주관식과 에세이 등이 골고루 출제된다. 학생 실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으나 난이도는 대체로 어려운 편이라고 학원가는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SAT는 1년에 7차례나 치르는 만큼 일정한 난이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출제기관은 문제은행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미 나온 문제가 얼마든지 또 출제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선 SAT 시험지가 돈 주고도 못 살 정도로 가격이 치솟기도 한다. 보통 암시장에서 3월, 6월, 11월, 12월 시험지는 회당 5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와 접촉한 브로커 A씨는 "시중에 파는 Kaplan, Barron's, Princeton Review 등을 풀면 실전에서 고득점을 받기 힘들다"며 "이런 문제지는 시험 하나 만드는데 40억씩 쏟아 붇는 실제 시험문제를 절대 따라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칼리지보드는 국가별 응시자 수와 과목별 점수대 등 SAT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인종별로 응시 통계를 내놓기 때문에 국내에서 시험을 치른 정확한 규모나 해외로 빠져나가는 비용은 파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주로 특목고와 외국인학교, 자율형사립고 학생들이 응시하는 것에 비춰볼 때 매년 약 6000명 정도가 SAT를 통해 미국 대학의 문을 두드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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