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홈쿠첸, 품격 높이는 밭솥 보다 株·稅테크

머니투데이 김건우,김도윤 기자 | 2013.12.17 07:00

[中企의 왜곡된 대기업 따라하기]②리홈쿠첸..석연찮은 장내매매 통해 경영권 승계 의혹

전기밥솥업계 2위인 리홈쿠첸은 한류 열풍과 함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홈쿠첸의 밥솥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류상품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은 2778억원, 영업이익은 180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4%, 영업이익은 111%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리홈쿠첸이 오늘날 대표적인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이동건 회장은 수차례에 걸쳐 장내매매를 통해 경영권을 상속한 이면을 갖고 있다. 리홈쿠첸이 평상시 거래량이 매우 적은데다 거래당일 이 회장 일가의 거래량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서로 정한 가격에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의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동건 회장, 리홈쿠첸·부산방직 장내매매로 상속=이동건 회장은 장남인 이대희 전 대표와 차남 이중희씨에게 수차례 장내매매를 통해 리홈쿠첸(옛 부방테크론)과 부산방직의 지분을 넘겼다. 고율의 증여세를 물지 않고 싼 값에 지분을 넘기는 방법을 택한 셈이다.

이 회장은 2002~2003년 장남인 이 전 대표에게 부산방직을, 이중희씨에게 부방테크론의 지분 전량을 매도했다. 이후 2005년 부방테크론이 실적악화에 빠지자, 안양 비산동에 있는 이마트를 운영하는 부방과 합병시키면서 이 회장은 다시 부방테크론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이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80.3%에 달했다.

또한 이 회장은 2008년 10~12월 다시 장내매매를 통해 이 전 대표와 이중희씨, 제이원인베스트먼트에 보유주식 100만주(39.9%)를 모두 팔았다. 부방테크론의 주인이 '이동건→이중희→이동건→이대희'로 바뀌었지만 증여세 없이 거래세만 내면 됐다.

이같은 거래가 가능했던 것은 부방테크론의 상장 주식수가 2010년 액면분할하기 전까지 250만주에 불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영권 승계를 모두 마친 이후 액면분할을 했고, 올해 3월 사명까지 리홈쿠첸으로 변경했다.

◇알고보면 주·세테크의 고수=금융업계는 이 회장 일가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서로 일정한 가격에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리홈쿠첸이 장내매매를 통해 두 차례나 주인이 바뀌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실제 2008년 12월 이 회장 일가가 29만주를 사고팔았을 때 거래량은 29만732주에 불과했다. 이 회장 측의 물량을 제외한 거래량이 732주였던 셈이다. 특히 2008년 이 회장이 주식을 넘겼을 때의 주가는 52주 최저가 수준이었다는 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최대주주가 지분을 2세에게 직접 증여하면 세율이 최고 50%에 달하지만 장내매매를 하면 상속세를 아예 면제 받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장내매매를 통한 상속은 통정 매매나 편법증여 의혹이 제기돼 비난이 많았다.

이처럼 석연찮은 지분상속과정은 국내의 대표적인 '노블리스 오블리제' 사례중 하나로 꼽히는 이 회장의 평소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홈쿠첸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시 근무하던 사람이 현재 없어 정확한 사실이 파악되지 않지만, 상속과 관련해 국세청 조사에서도 자금 소명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지분율이 80%인데..주주배정 유증으로 주가 급락=리홈쿠첸은 2010년 10월 이 전 대표와 특수관계자의 지분이 74%에 달했지만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증을 실시, 기준가격 대비 30% 할인된 저가에 보유 주식을 늘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의 일가의 지분이 74%에 달했다는 점에서 굳이 주주배정 일반공모 유증을 선택할 이유는 많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리홈쿠첸의 주가는 유증결정일(10월 15일, 3580원) 이후 주가가 하락해 절반 가격 수준인 1680원에 유증 가격이 결정됐다.

이후 이 전 대표 등은 올해 4~5월 89만주를 4305원부터 5909원에 매각하는 등 당시 '유증의 과실'을 누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 회사에 150억원의 자금이 필요해 주주배정 유증을 하게 됐다"며 "이후 회사의 꾸준한 노력으로 지금의 성과를 이루게 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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