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구조조정, 공사채 펀더멘탈 강화 기회

머니투데이 최종원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 | 2013.12.13 07:00

[머니디렉터]

↑최종원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
우리나라 공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은 대부분 정부가 원리금 상환을 보증할 수 있는 규정이 있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어 거래되고 있다. 정부의 지원가능성이 공사채의 펀더멘털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규제강화는 어떤 역할을 할까? 역시나 정부가 공기업에 대해 관여를 많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증자참여나 법령개정만이 공기업을 지원하는 방법이 아니다.

얼마 전 현오석 부총리는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는 표현으로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에 제동을 걸었다. 또 12개 차입금 과다 공기업을 집중관리하고, 부분회계 제도 도입으로 자금의 움직임을 투명하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며칠 전에는 민간을 참여시켜서 부채 줄이는데 집중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도 있었다. 이러한 이벤트는 정부의 규제가 반영된 것으로 공기업의 펀더멘털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과거와 같이 빠른 속도로 부채가 증가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국민주택기금차입 외에 공사채를 신규로 발행하지 않을 것을 발표했다. 강력한 부채관리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좀 더 상세히 들어가면 LH는 6월 말 기준 국민주택기금을 제외한 차입금 수준인 67조2000억원(10월 말 기준 68조원)을 한도로 차입금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총 차입금이 급격히 감소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부채는 증가되는데 그 속도는 둔화된다' 정도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과거 공기업의 부채증가 속도를 감안한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영해야 할 일이다.


올 상반기 현재 LH의 총 차입금은 107조2000억원이며 전년 말 대비 약 3조3000억원 증가됐다. 이 증가분을 국민주택기금차입과 일반차입(공사채 발행 및 은행차입)으로 나누면 각각 2조5000억원과 7840억원으로 분리된다.

LH의 차입금 증가에 큰 공을 한 것은 일반차입이 아닌 국민주택기금차입이다. 게다가 일반차입금 증가액은 대규모 지출이 있었던 2010년 10조8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7840억원 수준으로 점차 감소되고 있어 일반차입금 증가가 사실상 공사의 차입금증가의 주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나마 이 일반차입 증가를 0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최근 일반차입금 증가속도가 감소되고 있는 모습을 감안할 경우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LH뿐만 아니라 다른 공기업들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새로운 공사채에 투자할 양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지만 공기업의 펀더멘털이 더욱 강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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