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 교사' 모두 반대한다는데…교육부만 강행 '논란'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 2013.12.11 14:53

교원단체·시도교육감·예비교사 잇따라 도입 철회 촉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 계획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시간제 교사 도입 정책 중단과 시간제 교사가 아닌 정규 교원 채용으로 OECD 수준의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이뤄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뉴스1=유승관 기자.
시간선택제 일자리정책의 일환인 '정규직 시간제 교사' 도입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교육부가 당초 계획대로 제도 도입을 위한 운영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13일 '시간제 일자리 활성화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교원단체와 시·도교육감들, 교육대·사범대 학생들은 잇따라 시간제 교사 도입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놨다.

추진계획에 따라 내년부터 2017년까지 총 3600명의 시간제 교사를 뽑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간제 교사란 법정 근무시간의 절반인 하루 4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반일제, 격일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근무하는 정규직이다. 근무시간을 나눠 일자리를 늘리자는 취지다.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시간제 교사 제도에 대해 "교직의 특수성과 학교현장에 대한 이해가 전혀 수반되지 않은 정책"이라며 즉각적인 제도 도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전교조는 △교육의 질 저하 △학교현장의 고용불평등 심화 △교사의 학생지도 및 행정업무 가중 △교직사회 분열 등 부작용을 우려했다.

교총도 "수업 외 학생과 하루 종일 함께 생활하며 생활지도, 진학상담 등 직무를 맡고 있는 교직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며 "수업을 단순 노무 개념으로 바라보고 교사를 '노동직화'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교총이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원 415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82.7%가 시간제 교사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교총은 교육부에 공동 논의기구를 구성해 제도 도입을 재검토하자는 내용의 긴급교섭을 요구한 바 있다.

지방교육을 총괄하는 전국 17개 시·도교육감들도 시간제 교사 도입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감협의회는 지난 2일 서울총회에서 "장기적으로 정규교원 정원 감소가 우려되고, 운영상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정부에 제도 도입 철회를 건의했다.


예비교사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교육대·사범대 학생회 대표자들은 지난 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간제 교사는 담임을 맡거나 생활지도, 행정업무를 할 수 없다"며 "학생들 입장에서도 교과 담임에게 수업 외 시간 학습을 받을 수 없어 시간제 교사는 반쪽짜리 교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교육대·사범대 학생 4500명의 반대 서명을 담은 서명서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이처럼 교육계 전반에서 시간제 교사 도입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교육부는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운영방안(시안)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부는 반대 성명이 잇따라 발표되자 "앞으로도 교직단체, 시·도교육청 등 의견을 수렴해 (제도를) 수정·보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시간제 교사가 전일제 교사와 어떤 차별도 받지 않도록 하는 게 원칙"이라는 입장을 6일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우선 시·도교육청 담당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시안을 만들 계획"이라며 "일단 시안이 나와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협의가 가능한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교육 관계자들이 제도 도입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제도 도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교육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무성 교총 대변인은 "긴급교섭 이후 교육부의 특별한 반응은 없는 상황"이라며 "시안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모르지만 정규교과와 학생생활지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방적인 제도 도입은 안 된다는 게 교총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2. 2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3. 3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4. 4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