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청기 사업에 진출한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한 진위를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청기 제조허가를 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보청기 사업진출과는 관계가 없는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그보다는 향후 갤럭시 기어, 갤럭시 글래스 등 향후 출시될 웨어러블(Wearable) IT기기 제품에 장착될 '이어폰'에 보청기 기능이 추가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보청기 사업을 한다는 설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과 지난 2월, 9월 3회에 걸쳐 보청기 허가신청을 내 3건의 제조허가를 획득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일반 난청해소를 위한 보청기 제조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구글글라스와 같은 갤럭시 글라스 출시를 위해 소리를 증폭하는 이어폰과 같은 보청기능이 필요한 때문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삼성전자의 보청기 사업 진출 현실성이 낮은 이유는 무엇보다 관련 시장규모가 작고, 중소기업 중심의 시장이어서 삼성이 여론의 부담을 안고 굳이 뛰어들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보청기협회에 따르면 국내 보청기 시장 규모는 약 240만대로 연간 4000억~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삼성이 진출해서 시장을 독점하더라도 삼성이 할 만한 규모의 시장은 아니라는 얘기다.
삼성은 수량 기준 1억대나 금액기준 전체 시장이 10조원 정도 되는 시장을 타겟으로 새 사업에 진출하는 암묵적 가이드라인이 있다.
또한 삼성이 다수의 중소업체가 진출한 보청기 시장을 흔들 경우, 그렇지 않아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비판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소업종 침해 논란에 굳이 휩싸이는 리스크를 안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보청기'는 그 대상에서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게 삼성 관계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보청기능이 탑재된 신제품이라면 몰라도 적어도 삼성 브랜드가 찍힌 보청기 제품은 나올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분기 영업이익 10조를 넘어서면서 글로벌 기업 이미지를 확고히 해 나가는 상황에서 이미지에 역행하는 사업에 굳이 뛰어들 이유가 없다"며 '시장진출설'을 거듭 부인했다.
삼성은 이보다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기존 스마트기기와 CT 등 의료장비와의 연동성을 기반으로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수년 전부터 고민해오고 있는 문제지만, 그 대상에 보청기가 포함됐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른 얘기다"며 "삼성의 강점인 IT기기 제조기술과 고가 의료기기 장비와의 연계성에 초점을 더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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