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최고가"…비트코인, 기자가 거래해보니

머니투데이 도강호 기자 | 2013.12.02 21:07

100만원으로 거래 시작 3주간 투자… 수익은?

기자가 비트코인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4월. 당시 유럽연합은 그리스 금융위기의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키프로스에 구제금융을 주는 조건으로 예금에 세금을 물리라고 요구했다. 이에 키프로스 은행에 예금하고 있던 사람들이 안전자산을 찾아 비트코인으로 옮겨갔다. 그 결과 2013년 1월 14달러도 되지 않던 비트코인 가격은 4월 들어 200달러를 넘었다. 무려 14배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기자에겐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였다.

10월 말, 우연히 한국에 비트코인 거래소(코빗, www.korbit.co.kr)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마침 4월 이후 100달러 대에 머물던 비트코인 가격도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주식 시장도 분명치 않고, 환율도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에 소액투자를 해보기로 했다. 주식이나 펀드 경험이 전혀 없던 기자에게는 첫 투자이기도 했다.

처음 코빗에 접속한 11월 6일부터 3주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5배 상승했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100만원을 운용했던 기자가 얻은 수익은 겨우 7만원 정도. 몇 십 배의 수익률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기대보다 초라한 성적표다. 기자의 비트코인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1월 6일 오후 1시 경. 당시 1비트코인(BTC)은 2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거래를 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던 사이 10만원이 올라 7일에는 35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었다. 하룻밤 새 40%나 오른 것을 확인한 후 망설임 없이 비트코인 거래를 시작했다.

코빗 계정을 만들고 실제로 거래가 이뤄지기까지 1시간 동안 가격은 41만원으로 6만원이나 상승했다. 결국 계좌에 입금한 100만원으로 2.3463BTC를 구매할 수 있었다. 거래가는 1BTC 당 평균 42만 5393원 정도였다(코빗의 거래 수수료는 사고팔 때 각각 1%이며 0.001비트코인으로 쪼개서 거래할 수 있다). 그날 밤부터 며칠 동안 1BTC 가격은 35만원에서 45만원 사이를 오갔다.

13일 오전. 5일 간 해외 출장을 떠나며 혹시 모를 폭락을 우려해 2.3BTC에 대한 매도주문을 냈다. 기자가 제시한 거래금액은 수수료를 빼고도 약간의 이익을 남길 수 있는 45만 원. 14일 오전 2시께 매도가 이뤄졌다. 13일 오전까지 40만원을 오르내리던 가격이 오후부터 상승했기 때문이다. 18일까지 1BTC 당 가격은 65만원 선으로 올랐다.


문제의 11월 19일. 미국 시간으로 18일. 벤 버냉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 계획이 없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100만원 선까지 폭등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900달러까지 치솟았다. 평소 거래가 많지 않은 한국에서도 초단위로 거래가 일어났다. 10분 만에 가격이 10만원 가까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기자도 10분 단위로 단타매매를 시도했지만 수익은 수수료를 제외하고 4475원뿐이었다.

20일 해외 거래 가격이 폭락하면서 한국 거래가도 폭락했다. 한때 50만원 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던 거래가는 80만원을 가까스로 회복했다. 기자는 20일 시도한 단타매매에서는 오히려 손해를 봤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꾸준히 상승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27일 일본의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곡스(Mt.Gox)에서 1BTC 당 950달러까지 상승했다. 버냉키의 발언으로 촉발된 최고가 900달러보다 더 높았다. 20일 이후 60만원에서 90만원을 오가던 한국 거래가도 처음으로 100만원을 넘어섰다.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29일 오후 2시 한국 거래가는 171만원, Mt.Gox 거래가는 1214달러를 넘기도 했다. 20일 이후 추세를 지켜보던 기자는 27일 0.8BTC를 구매한 후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한국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책도 나오고 거래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11월 19일 가격 폭등 이후 코빗의 거래량이 눈에 띄게 활발하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없을 뿐더러 일반인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 등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일각에서는 거품론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2. 2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3. 3 '눈물의 여왕' 김지원 첫 팬미팅, 400명 규모?…"주제 파악 좀"
  4. 4 '돌싱'이라던 남편의 거짓말…출산 앞두고 '상간 소송'당한 여성
  5. 5 수원서 실종된 10대 여성, 서울서 20대 남성과 숨진 채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