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정희·노무현 누가 낫냐?"… 황당한 로스쿨 면접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 2013.11.19 14:32

경북대 로스쿨 A교수, 非경북 출신 지원자에 정치성향 질문

경북대 법학대학원. /사진=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홈페이지.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최근 로스쿨 신입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지원자들에게 '박정희·노무현 전 대통령 가운데 누구를 높게 평가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예비 법조인을 뽑는 로스쿨의 면접에서 지원자들의 기본적인 법률지식을 평가하기보다 정치적인 성향을 따져가면서 뽑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경북대 등에 따르면 경북대 로스쿨은 지난 16일 1차로 학부성적과 법학적성시험(LEET) 등을 통과한 200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했다. 면접은 지원자들이 제출한 서류를 토대로 지원동기나 졸업 후 진로 등을 묻는 구술로 진행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경북대 로스쿨의 A교수는 복수의 지원자들에게 "박정희·노무현 전 대통령 중 누가 낫냐?"고 면접과 상관없는 정치적인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을 받은 지원자들은 모두 학부가 경북대 출신이 아닌데다 고향도 대구나 경북이 아닌 타 지역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을 마친 한 수험생은 "경북대가 대구에 있어 정치적인 성향을 따지는 게 아닌지 당황하고 고민했다"며 "교수가 원하는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보통 로스쿨 입학전형에서 면접은 대학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변호사를 배출하는 만큼 주로 논리력을 평가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면접에 나오는 질문도 안락사 찬반 여부나 동반자살과 같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지원자의 논리력을 구술로 평가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A교수의 질문은 로스쿨 교수들 사이에서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지방의 한 국립대 로스쿨 원장은 "국립대 교수는 교육자인 동시에 교육공무원이기도 하다"며 "중립의 의무를 저버리고 면접에서 지원자의 정치적인 성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진 것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신봉기 경북대 로스쿨 원장은 "문제가 된 질문은 로스쿨 차원에서 준비한 공통문항이 아니다"며 "면접 당시 해당 교수가 지원자랑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작스럽게 흘러가면서 나온 질문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신 원장은 "정치적인 성향을 따져가면서 학생들을 뽑지 않는다"며 "로스쿨 면접에서 나와서는 안 될 부적절한 질문이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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