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모두 내려놓겠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13.11.18 05:31

회사 살리고 보자 '배수진'…한진그룹·채권단 지원 급물살

한진그룹으로부터 독립경영을 이어온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사진)이 모든 것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규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다는 배수진이다.

동부그룹이 핵심 계열사 매각 등 파격적인 자구안을 내놓은 가운데 채권단의 한진해운 살리기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최은영 회장은 "회사를 살리는 게 우선이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은 남편인 고 조수호 회장(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삼남)이 2006년 별세하자 경영을 맡아왔다. 한진해운은 근래 수년간 해운업이 불황에 빠지자 실적이 악화돼 올 3분기까지 4328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 회장이 모두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동부그룹에 이어 한진해운의 재무구조개선도 신속히 진행될 예정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전폭적 지원을 추진한다.

특히 조 회장이 육(한진택배)·해(한진해운)·공(대한항공) 종합 물류그룹 구축에 대한 의지가 강해 대규모 추가지원이 준비되고 있다. 채권은행들은 이 지원을 근거로 돈을 빌려줄 예정이다.


먼저 한진해운이 추진 중인 4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 발행이 다음 달 중 성사될 전망이다. 오는 22일 대한항공이 자금 지원과 관련해 진행 중인 한진해운의 실사 결과가 나오면 산업, 하나, 우리, 농협은행은 영구채 지급보증 논의를 본격화한다.

이때 한진그룹은 추후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시해 은행들의 지원을 유도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을 책임지고 떠안겠다는 약속이다. 유상증자 확약서를 전제로 은행들은 영구채 지급보증과 이 영구채로 조달하는 자금이 실제 입금될 때까지 필요한 최대 3000억원(브리지론)을 지원하는 수순이다.

영구채 발행이 성사되면 한진그룹은 다시 이를 바탕으로 시장과 주주들의 동반 부실 우려를 덜어낸 후 한진해운에 1000억원을 추가지원하고 이어 내년 3월 3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한진그룹과 은행이 서로 지원의사를 확인하고 함께 맞물려 한진해운을 지원하는 구조"라며 "일단 자본 확충이 되면 신인도가 높아져 해외 CB(전환사채) 발행이 가능해지는 등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구채 발행과 유상증자까지 완료되면 800% 넘는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해운업계 '정상' 수준인 500% 이하로 떨어진다. 여기에 바닥을 찍은 것으로 평가받는 해운업 경기가 내년부터 조금씩 살아나면 한진해운은 완전히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채권단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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