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소속 '남극운석 탐사대'는 올 1월3일 남극대륙 장보고기지 건설지에서 남쪽으로 350km 떨어진 지점에서 달 운석(lunar meteorite)을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운석은 총 중량이 94.2g(7×3x3cm)으로 한국과 이태리 공동탐사 중 우리측에 의해 발견됐다. 양측의 양해각서에 의해 절반은 이태리가 소유하고 있다. 운석 이름은 'DEW 12007'. 운석이 마운트 드윗(Mt. Dewitt) 지점에서 발견돼 이 지역 이름을 땄다.
연구소에 따르면 운석 발견 당시 흔히 보이는 1mm 두께의 얇은 껍질(용융각)이 거의 없어 운석인지 여부조차 확인이 어려웠다. 지난 10월 극지연구소에 도착해 박편을 통한 현미경 관찰, 전자현미분석(EPMA) 등을 거친 이후에야 '달 운석'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운석은 달의 바다(the mare)라고 하는 낮은 지역의 현무암과 고지대(high land) 사장암이 여러 암편으로 뒤섞인 '각력암(breccia)'으로 분류된다. 달 표면의 구성성분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시료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국제운석학회에 등록된 달 운석은 모두 160개. 전체 4만6000여개 운석의 일부에 불과한 수준이다.
극지연구소가 달 운석을 발견하기는 지난 2006년부터 남극에서 운석을 회수해 연구를 시작한 지 7년만의 일이다. 연구소는 6차례에 걸쳐 남극 운석 탐사를 진행해 현재 180여개 남극 운석을 보유 중이다. 러시아, 미국, 일본, 중국 등과 함께 운석을 연구하고 있는 세계 5대 연구 기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연구소는 국내외 연구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17일부터 3개월간 장보고과학기지가 건설될 빅토리아랜드에 운석탐사대를 파견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은 운석의 생성 과정을 밝히는 연구와 함께 남극 운석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달 운석의 확보를 통해 우리나라도 달의 구성 성분을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달 탐사 프로젝트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