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 '잰걸음'

머니투데이 산업1부, 정리=오동희 기자 | 2013.11.13 18:07

삼성 6000명 채용 발표 이어, LG·한화 등 계획 내놔…앞선 SK 등도 확대

삼성그룹이 6000명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만들기로 하면서 재계 전반에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일자리 창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에 나선 기업들도 규모를 늘리는가 하면 LG, 포스코, 한화 등도 신규 고용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삼성, 최대 시간선택제 일자리 = 삼성은 하루 4시간이나 6시간만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6000명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이로써 삼성은 올해 2만 6000명의 기존 고용계획에 더해 총 3만 2000명을 뽑게 돼 사상 최대 규모의 채용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은 우선 18일부터 29일까지 삼성홈페이지(www.samsung.com)에서 지원서를 받고, 12월 서류전형, 내년 1월 회사별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등 20개 계열사가 참여해 모두 120개 직무분야에서 선발할 예정이다. 주요 계열사별로는 삼성전자 2700명, 삼성디스플레이 700명, 삼성중공업 400명, 삼성물산 400명, 삼성엔지니어링 400명, 삼성생명 300명 등이다.

시간선택제의 주요 선발대상은 결혼과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된 후 재취업을 원하는 여성, 승진과 높은 연봉보다는 여유 있고 보람찬 제 2의 인생을 희망하는 퇴직한 장년층이다. 삼성은 2년 계약직으로 재택근무도 가능토록 하고 복리후생과 처우는 해당직무의 특성에 따라 적정한 수준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SK, LG, 포스코, 한화 등도 동참= 삼성에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7월 여성가족부와 '경력단절여성 일자리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하루 4시간 정도 근무하는 파트타임 상담사 350명을 채용하기로 하고 이미 320명을 뽑았다.

SK그룹은 SK브로드밴드가 연말까지 경력단절 여성 위주로 파트타임 정규직 100여명을 채용하는 등 계열사들이 연말까지 모두 500개의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LG그룹도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등을 비롯한 10여개 계열사를 통해 시간선택제 근로자 5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들은 기존 풀타임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고용이 보장되며, 오는 26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고용노동부 주관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 박람회'에서 현장 채용할 예정이다.

포스코도 빠르면 다음 달 중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2007년부터 포항·광양제철소 생산직으로 채용하는 '주부 직업훈련생 채용제도'를 운용해 경력단절 여성을 정규직으로 50~60명을 채용해서 4조2교대로 운용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총 150명을 뽑을 예정으로 채용직군은 계산전문직(한화갤러리아), 고객상담(한화손해보험), 식음 및 서비스(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리조트) 등이다. 계열사별 채용 인원이나 채용 시기는 현재 검토 중이다.


이밖에 롯데그룹은 내년 상반기까지 시간제 일자리 2000개를, 신세계그룹도 연말까지 1000명의 시간제 근로자를 추가 채용해 총 2000명 이상의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일과 가정 양립' 파트타임= 기업들이 마련하는 시간선택제 업무분야는 채용 대상이 결혼과 육아를 아우르는 경력단절 여성인 점을 고려해 육체 노동보다 창의력이 필요한 소프트한 업무와 여성의 섬세함이 필요한 검수와 고객응대 등 생산지원이 주 업무다.

삼성의 경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지원, 계측 및 데이터 분석, 컨설팅 업무지원과 시장조사, 교육운영 지원 업무, 완제품 검수, 자재관리, 제조 물류, 판매업무 등에 이들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 콜센터, 고객응대 업무, 사업장 환경안전관리, 장비·기기 점검 등의 업무와 보육교사와 간호사, 통역 등도 맡기기로 했다.

LG도 번역, 심리상담, 간호사, CAD, 개발지원, 생산지원, 사무지원, 콜센터 상담직, 뷰티 컨설턴트 등에 시간선택제 직원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들에 대한 처우는 4대 보험을 지원하며 LG와 한화 등 상당수 기업들은 정규직으로 근무시간만 달리하는 고용보장을 할 계획이다.

삼성의 경우 2년 계약직으로 근무한 후 일정 수준의 업무능력을 갖춘 사람은 지속 고용을 보장해 고용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시간선택제 한계도= 재계는 '육아와 일'의 양립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업무 특성 상 시간선택제를 도입하기 어려운 곳도 적잖다는 입장이다.

일부 생산라인 중심의 기업은 8시간 근무 3교대의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4시간 파트타임의 경우 '본업'보다는 '보조업무'의 성격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어서다. 일에 대한 성취보다는 보조업무라는 성격으로 일자리의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규모가 큰 그룹의 경우 어느 정도 감내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2년 후 이들의 고용을 연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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