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째 인기 '리니지', 한국MMORPG 시장 개척은 누가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 2013.11.02 08:18

[겜엔스토리]<25>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인터뷰-②'리니지'에서 '아키에이지'까지···

편집자주 | 게임보다 재밌다. 게임보다 흥미진진하다. '대박'친 자랑부터 '쪽박'찬 에피소드까지. 달달한 사랑이야기부터 날카로운 정책비판까지. 소설보다 방대한 게임의 세계관, 영화보다 화려한 게임의 그래픽, 첨단과학을 선도해가는 게임의 인공지능. '게임 엔지니어 스토리'는 이 모든 것을 탄생시킨 그들의 '뒷담화'를 알려드립니다.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지난 1월 출시한 '아키에이지'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몰고 왔다. 6년 동안 400억원이라는 물량 공세를 쏟아 부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아버지'가 만드는 게임은 이름만으로도 게이머들을 설레게 했다.

아키에이지는 출시 첫 날 동시접속자수 10만명을 넘으며 무난한 출발을 했다. 올해 신작 게임과 MMORPG 부진 속에서도 약 5개월동안 10위권 내에 머무르며 선방했고 10개월이 지난 현재는 게임트릭스 PC방 점유율에서 20위권에 올라있다.

아키에이지는 출시 전, '리니지'와 '울티마 온라인'의 장점을 취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리처드 게리엇이 만든 울티마 온라인은 PC게임 '울티마' 시리즈의 온라인판이다. 1997년 출시했으며 MMORPG의 근간이 된 작품이다.

리니지는 한국이 MMORPG 강국이 된 데 시발점 역할을 한 작품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도 PC방 점유율 10위 이내를 굳건히 지키며 동시접속자수를 갱신해나가고 있는 리니지는 송재경 대표가 직접 만든 게임이다.

'바람의나라' 출시 직전 넥슨을 나온 송 대표는 카이스트 선배였던 허진호 당시 아이네트 대표를 찾아갔다. ISP(인터넷망서비스)사업을 하던 아이네트였지만 송 대표는 게임개발을 시작했다. 만화잡지 '윙크'에서 연재하던 '리니지'를 눈여겨본 송 대표는 신일숙 작가에게 게임 기획서를 보여준 뒤 계약을 따낸다.

그러나 IMF사태가 벌어지며 IT계에도 찬바람이 몰아치게 된다. 회사 정상 경영을 위해 일부 사업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은 허 대표는 송 대표를 회유했다. 회사에 남아있으려면 네트워크 관련 일을 해줘야 한다는 것. 게임 개발을 계속 하고 싶으면 다른 회사를 알아봐 주겠다고 했다. 1997년 12월, 송 대표는 아이네트를 떠나 김택진 대표가 운영하던 엔씨소프트로 합류하게 된다.


1997년 초 엔씨소프트를 설립한 김택진 대표는 PC통신을 인터넷으로 옮긴 '넷츠고'를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었다. 송 대표 합류 후 현 배재현 엔씨소프트 부사장 등이 달라붙어 리니지 개발에 몰두했고 마침내 1998년 리니지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송 대표는 이후 엔씨소프트 미국법인 설립, 리니지 차기작 개발 등에 참여하다가 2003년 3월 엔씨소프트를 떠나게 된다.

바람의나라, 리니지 두 게임을 만들어 승승장구하던 송 대표였으나 엑스엘게임즈 창립 이후 큰 실패를 맛보게 된다. 레이싱게임 'XL1'을 개발해 공개테스트까지 돌입했으나 결국 정식서비스를 하는 데는 실패한다.

송 대표는 "MMORPG개발에 지쳐 가벼운 마음으로 개발을 시작했다"며 "이후 물리엔진을 직접 설계해 네트워크 기능을 붙이려니 쉽지 않아 개발기간도 길어지고 결국 상용화에도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본연의 업무로 돌아와 아키에이지를 선보인 송 대표는 '문명 온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아키에이지 중국 출시를 위해 텐센트와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으며 러시아 시장 개척을 위한 준비에도 한창이다.

MMORPG 개발을 시작한 것도 약 20년.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 대표는 초창기 세웠던,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를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자신이 만든 게임으로 게임 선진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 송 대표는 "MMORPG를 멋있게 만들어서 한국을 비롯한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성공한 개발자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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