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늦은 시간 건전한 청년 두명이 건전지를 들고 있는 고릴라 패널을 들고선 지나가는 사람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 최근 홍익대학교 인근 번화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바로 휴대폰 배터리 교환을 통해 '공유경제'의 새로운 모델을 세계 최초로 제시한 스타트업 '마이쿤'을 창립한 최혁재 대표(34)와 최혁준 부대표(33) 형제창업자들이다.
마이쿤의 스마트폰 충전 서비스 이름은 '만땅'이다. 번화가에서 휴대폰 배터리가 소진됐지만 충전을 할 여건이 안 되거나, 급하게 스마트폰을 이용해야 하는 이용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사업 기회를 찾은 것.
이들은 기존 급속충전 서비스와 달리 고객의 방전된 배터리를 자신들이 보유한 완충 배터리로 교환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강남과 홍대 및 건대 인근 등 서울 시내 주요 번화가에 40곳의 교체점을 두고 있다. 교체 비용은 3000원, 배달도 가능한데 기본배달비용 1000원부터 거리에 따라 7000원까지 요금이 올라간다.
최 대표는 "급속충전은 정격전압이 아니기 때문에 휴대폰 배터리에 무리가 갈 수 있다"며 "특히 젊은 이용자들은 충전을 위해 자신의 스마트폰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에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점차 호응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법인 설립 전인 올해 초에 비해 배터리 교환 고객 수도 4배 이상 성장했다. 최근에는 국내 초기 스타트업 투자사인 본엔젤스의 투자를 받으며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국내 유통되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가운데 LG전자의 두가지 모델을 제외하면 모든 배터리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아이폰 등 배터리 분리가 안 되는 기종은 현재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최 대표는 "내년에 만땅 시즌2 서비스를 통해 이들에 대한 배터리 충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 아이폰 이용자 비중이 15% 정도지만 이들을 위한 서비스도 조만간 소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만땅 서비스에 관심을 갖고 있는 자영업자들도 점차 늘고 있다. 현재 서울에만 40곳의 통신사 대리점, 스마트폰 액세서리 점포 등에서 교체점 등록을 완료했다.
최 대표는 "일부 교체점은 만땅 서비스만으로 월 기준 100만원 이상의 추가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특히 통신사 대리점에서는 만땅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번호이동등 추가적인 서비스를 이용받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소자본 창업, 혹은 기존 매장에서 추가적인 수익 창출을 올리기에 적합하다. 실제로 건대 인근 지역은 기존 만땅 직영점의 서비스를 접한 사업가가 대리점을 차렸다. KT 역시 만땅 서비스를 활용한 고객서비스를 위해 강북지사와 대전지역에서 서비스를 대행키로 했다.
마이쿤에 투자를 단행한 본엔젤스 측은 "만땅은 형제창업이라는 점과 익숙치 않은 신규 서비스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부분에서 이미 큰 성과를 거둔 배달의민족과 공통점이 많다"며 "전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서비스고, 스마트폰은 대다수 국민이 항상 몸에 지니고 있는만큼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 역시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는 3500만명에 달하고 이들은 적어도 1년에 한번 이상은 위급하게 배터리 충전이 필요한 상황이 있을 것"이라며 "이미 만땅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의 재구매율이 상당히 높은 만큼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만땅은 가장 대중적이고 친숙한 공유경제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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