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녀·초딩XX" 중2 아들 아이폰에 하루 3편씩…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 2013.10.31 06:33

[2013 초등학생 보고서③]SNS·스마트폰 음란물 규제사각

편집자주 |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동심'이 멍들고 있다. 서구형 체형과 인터넷 정보는 초등학생들을 '애어른'으로 급속히 바꾸고 있다. 몸도, 마음도 더 이상 10년전 초등학생이 아니다. 흡연과 폭력, 심지어 성범죄까지 벌어진다. 이른바 '3.5춘기'를 겪는 초등학생들의 배경에는 가정의 무관심과 입시위주의 경쟁교육 등이 있다. 머니투데이는 '마음이 아픈 초등학생'을 들여다 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한국을 이끌어갈 동량들의 실태를 분석하고 대안과 해법을 제시한다.

부산 북부경찰서(서장 이상률)는 지난 4월 8일 아동·청소년이 출연한 음란물을 각종 장비를 이용, 대량으로 복제해 판매한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관할 지구대와 단속 전담부서인 생활질서계는 지난 6일 주택가 빌라 반 지하방에서 CD 복제기 4대, 비디오테이프 복제기 8대, 재생기 2대 등 총 10대의 장비를 갖추고 아동·청소년으로 보이는 사람이 출연한 음란물 등이 담긴 CD 5만여장, 비디오테이프 6천여개, USB 30개 뿐만 아니라(추정 시가는 1억 4천여만원) 비아그라 580여정, 씨알리스 480여정, 요힘빈 53개 등 발기부전치료제 및 최음제를 보관 중인 피의자 A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부산 북부경찰서 제공) /사진=뉴스1
# 직장인 김모(44세)씨는 지난 8월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이 사용중이던 아이폰 4S를 본인 명의로 바꿨다. 당초 이 핸드폰은 어플리케이션 결제의 본인 확인이 철저하다고 해서 김 씨 아내가 아들에게 사준 핸드폰이었다.

김씨는 평소 아들 핸드폰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았는데 본인 명의로 바꾸고 나서 아들이 쓰던 핸드폰 내역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음란 동영상을 제공하는 네이버 카페 5~6곳에 아들이 버젓이 가입돼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아들이 외조부 명의로 이 카페에 위장 가입한 것이다. 해당 카페는 거의 매일 음란 동영상을 2~3편씩 제공해 아들이 채 열어보지 못한 동영상 화일도 수두룩했다.

초등학생들이 음란물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돼 있다. 인터넷뿐만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도 음란물이 넘쳐나고 있다. 정부는 인터넷 음란물 단속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트위터에 버젓이 음란 사진이…

지난 6월 트위터를 이용해 음란물을 유포한 성인과 청소년 등 43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붙잡힌 청소년들 중에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도 포함돼 있어 충격을 줬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SNS도 음란물로 오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와 웹하드 등은 그나마 정부 단속이라도 있지만 SNS는 말 그대로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트위터에서 특정 단어로 검색을 하자 수백개의 계정이 검색됐다. 여성의 성기나 가슴을 내놓고 찍은 사진을 걸어놓은 계정들에는 노골적으로 성행위를 원한다는 소개 글들이 달려 있었다.

"11세녀""초딩XX" 등으로 자신을 소개한 계정도 다수 눈에 띄었다. 검색을 하는 과정에서 성인인증을 할 필요도 없고 심지어 가짜 이메일 주소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트위터 계정을 만들 수 있었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간단한 검색만으로 음란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주기적으로 포스팅하는 계정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초등학생들의 접근을 막을 수 있는 장치는 계정 이름 앞에 운영자들이 스스로 붙인 '19금)'이라는 표시가 유일했다.

◇'허점'투성이 스마트폰 음란물 차단앱


정부의 음란물 대책이 집중되고 있는 네이버와 다음 같은 국내 포털은 그나마 음란성이 있는 특정 단어를 검색하거나 검색결과 중 음란성이 우려되는 콘텐츠들은 성인인증이 필요하게 돼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초등학생들이 조금만 PC를 다룰 줄 알면 다 피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음란물에 대한 성인인증 절차가 없는 해외 검색 엔진을 통해 네이버나 다음 블로그 카페 등에 게시된 음란물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음란물 접촉도 늘고 있다. 정부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음란물 차단 앱(스마트 보안관)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허점투성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 스마트보안관을 설치한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음란물 수십건이 포함돼 있는 한 블로그의 인터넷 주소를 보내봤다. 상대편 스마트폰에도 같은 앱이 설치돼 있었지만 아무 제한없이 링크를 열어보는 것이 가능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부에서 인터넷 음란물 단속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사실상 아무런 효과가 없다"며 "시가총액이 천억달러 이상을 호가하는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기업이 음란물 근절에 쓰는 동은 고작 700만달러"라고 꼬집었다.

◇음란물 본 청소년 '언어 성폭력' 무려 5.6%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어린 나이에 음란물을 접하게 될 경우 올바른 인격형성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음란물이 왜곡된 성의식을 형성케 해 성매매나 성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14~19세 청소년 2448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음란물을 접촉한 뒤 1년간 음란전화나 음란문자를 1회 이상 보낸 경우가 5.6%에 달했고,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경우도 1.9%나 됐다.

설문내용 자체가 음란성이 있어 초등학생들 직접 대상으로 한 설문은 많이 없지만 전문가들은 중고생들보다 초등학생은 음란물에 더욱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은 "어린 나이에 음란물에 접촉할 경우 뇌발달에도 영향을 줘 성적 공격성향을 키운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성폭력 전과자 대부분은 음란물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사회안전을 위해서도 음란물 단속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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