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내정자 김진태 전 대검 차장은 누구?

머니투데이 최광 기자 | 2013.10.27 12:45

유신반대운동 도피 중 불교와 인연…검난 수습 등 위기관리 능력 뛰어나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27일 검찰총장에 내정된 김진태 내정자는 대검 차장 시절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특수통 검사들간의 갈등으로 사의를 표명하자 대검 차장에 선임돼 총장 직무대행으로 검찰조직을 수습한 인물이다.

검찰 내에서는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윤석열 여주지청장의 갈등으로 불거진 '항명파동'을 수습하기에는 김 내정자가 적격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 내정자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비리사건,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 사건,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 홍업씨 비리사건 등 권력형 비리 사건 등을 담당하며 검찰 내에서는 ‘특수통’으로 꼽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김 내정자는 작별인사에서 권력층의 비리 수사 뿐 아니라 노조 추진위원장 납치사건, 음란물 제작과 인신매매, 주가조작, 환치기 등 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수사에 대해 깊은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불교와 한학에 조예가 깊고 퇴임사에서도 이용악의 시 ‘전라도 가시내’를 인용할 정도로 문학적 감수성도 풍부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 내정자는 조선 말 선종의 큰스님으로 알려진 경허대사의 제자로 입문해 일제 침략기에 만주로 건너가 수행에 정진한 수월스님의 생애를 담은 ‘물 속을 걸어가는 달’이라는 책도 펴내 불교계에서도 높은 신망을 받고 있다.

김 내정자는 서울대 법대 재학중인 1973년 유신 반대운동을 벌인 혐의로 쫓기던 중 경남 사천에 위치한 다솔사에 피신해 있다 백봉스님을 만나 불교를 접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솔사에서 3년간 머물며 효당스님으로부터 ‘봉당(鳳堂)’이라는 법명도 받았다.


김 내정자는 지난 4월 1일 검찰 내부통신망인 e프로스에 후배 검사들에게 작별인사 ‘검찰을 떠나며’라는 글을 남기며 주역 등 여러 한학의 경전과 불경의 경귀들을 인용하기도 했다.

여러 검사들은 '뒷 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 눈 내리는 길마저 함부로 걷지 말라(踏雪野中去 不順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는 서산대사의 말을 인용한 것을 두고 후배들의 모범이 되고 싶어 하는 김 내정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고 전한다.

김 내정자는 검사 생활을 마치고 4개월 정도를 야인생활을 하다 지난 8월부터 법무법인 인의 고문 변호사로 활동을 재개했다. 대형로펌에서 김 내정자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졌지만 서울중앙지검 회사부장 출신 함윤근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인을 선택했다.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개업소연도 열지 않고 축하 화분도 받지 않아 전관예우를 논란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 내정자는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욕 안 먹는 변호사’가 되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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