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돌아선 외국인, 투매의 신호탄?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3.10.25 16:11

외국인 41일 만에 순매도 전환...전문가 "본격 포지션 전환으로 보긴 어렵다"

외국인이 41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40일에 걸친 엄청난 순매수에도 지수 상승 폭(1800~2060)은 14%에 불과했다.

최근 석 달간 지수 상승을 견인한 유일한 주체는 외국인이었다. 그랬던 외국인이 포지션을 변경하자 코스피는 바로 하락 반전했다. 그렇다면 외국인은 정말 돌아섰을까.

25일 코스피 지수는 12.30포인트(0.60%) 내린 2034.39에 마감했다. 이번 주 들어 외국인 매수는 주춤한 흐름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중요한 변수였다. 2009년 이래 거의 최저 수준에 해당되는 환율이 유지되는 한 외국인은 한국 주식 매수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장 하락을 주도한 것은 투신이었다. 투신은 이번 주 들어 매일 1000억원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인 매수가 잦아드는 국면에서 투신 매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컸다. 환매도 계속됐지만 높아진 지수에 부담을 느낀 펀드매니저들이 많이 오른 종목의 차익을 실현하고 주식 편입비를 줄여 나갔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장기 순매수를 연속적으로 기록한 상황에서 순매도로 돌아섰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에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과거 2009년 이후 외국인이 코스피 주식을 10거래일 이상 연속 순매수한 뒤 매도로 돌아설 경우 지수 낙폭이 컸다"고 분석했다.

이날도 투신은 1298억원 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수를 지지하는 안전판 역할을 하던 외국인이 돌아선 것을 확인하자 대량으로 주식을 처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장중 300~600억원대를 맴돌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장 막판 크게 감소하며 28억원에 그쳤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외국인의 포지션 변경이 급격한 선회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며 "당초 목표로 했던 한국 주식 비중을 거의 채웠거나 환율 때문에 사던 것을 멈춘 셈인데 그동안 유일한 매수 주체였던 탓에 지수가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지난 40거래일간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매수한 총 주식 규모는 13조497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도했던 주식을 모두 되사고도 더 산 셈이다. 최 연구원은 "외국인이 당장 다음 주부터 한국 주식을 처분한다고 판단하긴 이르다"며 "매수세가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날 시장에서는 그간 주가가 많이 올랐던 종목들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조선주 최선호주로 꼽히던 대우조선해양이 5.34% 하락했고 롯데케미칼도 5.12% 급락했다. 현대중공업OCI도 각각 5%, 4%대 조정을 받았다. 이는 연말을 앞두고 펀드 수익률 결산을 준비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슬슬 수익률 관리에 나선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2009년 이후 외국인 주식매매와 원/달러 환율의 상관관계를 고려해보면 환율이 1060원 아래로 내려갈 때면 외국인은 순매수를 줄이거나 순매도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번에도 1060원을 변곡점으로 외국인 매수가 잦아든 셈이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1050원까지 하락한다 해도 외국인이 급격하게 입장을 선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계 장기투자 펀드의 경우 환율 때문에 1~2개월만에 주식을 매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 아직까지는 원/달러 환율 레벨이 외국인의 적극적인 환차익이 실현될 수준도 아니다. 다만 환율이 당분간 일종의 불안요인이 될 수는 있다고 봤다.

임종필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전반적인 증시 주변 환경은 여전히 경기 개선에 방향성을 맞추고 있다"며 "다만 중국 경기둔화 우려와 환율이 일종의 노이즈로 작용할 수는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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