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비티'를 보기 전 꼭 알아둬야할 우주 상식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13.10.26 08:14

[팝콘 사이언스-㉒]SF재난 영화 '그래비티' 속 진실 혹은 거짓

편집자주 | 영화 속에는 숨겨진 과학원리가 많다. 제작 자체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스토리 전개에도 과학이 뒷받침돼야한다. 한번쯤은 '저 기술이 진짜 가능해'라는 질문을 해본 경험이 있을터. 영화속 과학기술은 현실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상용화는 돼있나. 영화에 숨어있는 과학이야기.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연구동향과 시사점을 함께 확인해보자

소유스 캡슐로 피신한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토종 영화의 파죽지세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한 외산 영화가 대반격에 나섰다. SF영화 '그래비티'가 개봉 7일 만에 관객 100만 명을 넘어섰다. 예사롭지 않은 흥행조짐이다. 3D-IMAX-4DX로 재관람 열풍도 거세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5년 간 지구 상공 600km, 소리와 기압, 산소도 없고 125도와 –100도를 오르내리는 무중력 우주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수많은 LED조명을 설치한 라이트 박스(light box)와 12개의 와이어가 부착된 우주복을 동원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영화는 '우주를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출연진은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를 탐사하던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 분)와 베테랑 우주 비행사 맷 코왈스키(조지 클루니 분) 오직 2명이 등장할 뿐이지만, 실제 이 영화의 주인공은 '우주' 그 자체다.

그래비티는 또 내년도 아카데미 수상 후보로도 주목받고 있다. SF 재난 장르가 아카데미 수상작에 거론된다는 건 아주 이례적인 경우다. 입체영상미가 워낙 탁월해 3D 입체영화의 대중화를 이끈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와 비교하는 평론가들도 늘고 있다. 이주말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영화는 우주를 탐사하던 스톤 박사가 폭파된 인공위성의 잔해와 부딪히면서 그곳에 홀로 남겨지게 된다는 줄거리다.

하지만 이 영화는 우주기술에 대한 고찰이 깊게 들어간 까닭에 관객들이 알아듣는 못하는 등장인물간의 대화가 불쑥 튀어나오기도 한다. 예컨대 ISS(국제우주정거장)가 극장 자막에선 "ISS로 귀환하라"라는 식으로 표시된다. 관객들 입장에선 'ISS란 곳이 우주에 있나 보지' 정도로만 이해하게 된다.

영화를 보기 전 우주인들의 생활을 조금만 더 알고 간다면 이 영화는 훨씬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팝콘 사이언스'는 이달 12일 그래비티를 통해 ‘위성파편’의 위험성을 다뤘던 데 이어 후속으로 영화를 보기 전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우주 상식들을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과학전문 칼럼니스트들의 도움을 받아 Q&A식으로 구성했다.
우주정거장(ISS)/자료=항우연


Q1, 국제우주정거장에서 폭발이나 급박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영화에서 스톤 박사는 우주정거장에서 기체폭발 직전, 혹은 위성파편 충돌 상황이 벌어졌을 때 소유스 캡슐로 황급히 대피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는 실제로 우주정거장에서 화재나 화학물질 유출, 파편과의 충돌, 응급 의료사고가 발생 시 승무원들의 대피 요령 중 하나이다.

Q2,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음주가 가능한가

-영화에서 맷 코왈스키는 우주선에서 보드카를 마신다. 실제로 우주인용 '러시아산 보드카'는 있다. 무중력 상태에서 액체를 흘리지 않고 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통상 가로 8㎝에 세로 20㎝ 크기의 비닐팩용기로 특별 제작돼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우주인들이 유일하게 안식을 찾을 수 있는 건 먹거리이므로 우주식품은 매우 다양하게 개발돼 있다.

한식 중에는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 씨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먹었던 김치, 라면, 수정과, 생식바 등 4종과 2010년에 개발한 비빔밥, 불고기, 미역국, 오디음료 등 4종, 그리고 2011년 12월에 승인된 부안참뽕 바지락죽, 부안참뽕 잼, 상주곶감초콜릿, 당침블루베리, 단호박죽, 카레밥, 닭죽, 닭갈비, 사골우거지국 이렇게 모두 17가지 음식만이 우주식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우주식품은 장기간 둬도 부패하지 않도록 철저히 살균해서 미생물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 우주선에서는 조리를 하는 게 힘드니까 포장만 벗겨 그대로 먹거나, 뜨거운 물을 부어 데워 먹는 정도로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어야 한다. 1kg의 물체를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쏴 올리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약 5000만원 가량 된다. 때문에 동결건조 시켜 극도로 가볍게 만든 식품들이 대부분이다.

식사는 진공청소기가 부착돼 음식물 부스러기를 흡입할 수 있는 특수식탁에서 한다. 아주 작은 음식물 부스러기라도 우주선 기체 내에 빨려들어가면 고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Q3, 왜 스톤 박사는 중국우주정거장으로 피신했나
-영화에선 중국이 지난 2011년 9월 쏘아올린 '톈궁(天宮) 1호'라는 소형 실험우주정거장이 등장한다. 스톤 박사는 이곳으로 우선 피신해 지구 귀환을 꿰한다. 극상에선 자신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란 설정이 들어가 있지만, 현재 우주정거장은 미국·유럽·러시아·캐나다·일본 등 공동제작한 ISS와 중국의 톈궁 1호뿐이다. 영화 초반 위성파편에 의해 ISS가 파괴 됐으므로 스톤 박사에겐 텐궁 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우주배낭 추진체를 맨 맷 코왈스키가 스톤 박사를 줄로 이어 가장 가까운 위성으로 대피하고 있다/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Q4, 우주배낭 추진체를 통해 위성과 위성 사이를 오갈 수 있나
-영화에선 맷 코왈스키가 스톤 박사를 줄로 이어 가장 가까운 위성으로 대피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맷 코왈스키가 등에 매는 우주배낭 추진체(MMU, Manned Maneuvering Unit)를 이용한다. 이 설정은 현실에선 불가능하므로 허구다. 더군다나 우주정거장은 한 곳에 머물러만 있는 게 아니라 시속 2만 7600km로 이동한다. 우주배낭 추진체만으로 따라잡긴 힘들 것이다.

Q5, 우주선 밖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나
-영화에서 스톤 박사는 우주복을 입고 우주선 밖을 짧은 시간 내에 자유롭게 오간다. 이 설정은 허구다. 우주복을 입는 데만 40분 이상 걸린다. 다른 사람의 우주복을 입을 수도 없다. 스톤 박사가 ISS에 있는 다른 우주인의 우주복을 입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우주로 나가기 전에는 1시간 이상 순수 산소를 흡입해야 한다.

Q6, 맷 코왈스키가 그토록 바라던 우주유영의 실제 최장기록은
-8시간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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