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기다리는데 '자급제 단말기' 사라고?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 2013.10.22 05:44

블랙리스트제 시행 1년반 이용자수 '25만'…롤러코스트 보조금에 소비자 외면

단말기 자급제(블랙리스트)가 시행된 지 1년 6개월이 다 됐지만 '태풍 속 찻잔'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규제방침에도 '롤러코스트식 보조금 경쟁 탓'에 단말기 자급제가 설 자리를 못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자급 단말기 가입자 수는 이제껏 25만명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휴대전화의 0.4%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단말기 자급제란 이동전화 대리점가 아닌 온라인 쇼핑몰이나 제조사, 마트, 편의점 등에서 휴대폰을 구매해 자신이 원하는 이동통신사에 가입할 수 있는 제도다. 휴대폰과 이동통신 서비스를 분리해 다양한 유통채널 경쟁으로 왜곡된 휴대폰 유통구조를 개선하겠다던 취지로 지난해 5월부터 시행돼왔다.

◇ 단말기는 많지만 소비자는 외면?

현재 출시된 자급 단말기 수는 총 15종으로 적지 않은 편이다. 삼성 갤럭시M과 에이스 플러스, LG 옵티머스 L7, L9, ZTE 제트폰, 애플 아이폰5, 아이폰4S, 아이폰4, 구글 넥서스4 등 스마트폰에서 5만5000원자리 피처폰(제로폰)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저가형 일부 피처폰을 제외한 나머지는 이용자들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롤러코스트 보조금 경쟁' 때문이다. 올들어 휴대전화 보조금 과열은 전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게 사실이다. 3차례나 업계에 행정처벌을 내리는 등 정부가 강도높은 규제정책을 써왔던 것.

그럼에도 일정 주기로 편법 보조금이 터져 나온다는 걸 아는 소비자들은 자급제 단말기를 찾지 않고 있다. 단말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양판점에서 스마트폰 고가기종인 '갤럭시S4(LTE)'가 5만원에 판매됐다고 알려졌는데, 성능이 한참 떨어지는 자급 스마트폰을 20만~40만원씩 주고 살 사람은 없지 않냐"고 밝혔다.


하지만 판매된 5만원짜리 '갤럭시S4' 수량은 극히 적다. 특정 지역과 특정 시간대에 휴대폰을 구입한 '운좋은' 소수 소비자만 혜택을 받았다. 그럼에도 파급력은 상당하다. 소비자들이 최저로 형성됐던 가격대를 기준 가격으로 보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급 단말기에는 아예 보조금 지원이 없다. 이동전화 대리점에서는 합법적으로 최대 27만원까지 보조금이 지원된다.

◇ 단말기유통법 '자급제' 살리나

이같은 난제를 타개할 대안으로 현재 국회에 발의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거론되고 있다.

이 법의 핵심은 소비자가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사업자에 의무를 부과한 점이다. 즉, 자급 단말기 이용자는 이통사의 보조금 액수만큼 통신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차별적 보조금을 지급하는 행위도 전면 금지돼 이동전화 대리점 폰과 경쟁할 수 있게 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통과되면 자급 단말기 이용자 수도 폭발적으로 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알뜰폰 서비스 사업자들로 구성된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도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조금 및 요금제와 분리된 자급 단말기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조속한 법 통과를 촉구했다.

베스트 클릭

  1. 1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2. 2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3. 3 "나랑 안 닮았어" 아이 분유 먹이던 남편의 촉…혼인 취소한 충격 사연
  4. 4 22kg 뺀 '팜유즈' 이장우, 다이어트 비법은…"뚱보균 없애는 데 집중"
  5. 5 "이대로면 수도권도 소멸"…저출산 계속되면 10년 뒤 벌어질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