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 1년에 수천만원”…등골휘는 학원·교재비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3.10.16 07:00

[대한민국 취업전쟁](1-3)대학 입시 끝나자 입사 전쟁에 부담 가중

지방에서 대학을 다닌 A씨(27)는 군복무를 마친 뒤 졸업학점을 모두 채웠다. 하지만 그는 졸업을 미루고 대기업 취업을 위해 서울로 왔다. 취업정보는 고향집에서 인터넷 등으로 얻을 수 있지만 어차피 서울에 있는 직장을 구하면 이곳에서 살아야 한다는 판단에 독거생활을 시작했다.

어학성적(토익 850점대)과 학점(평점 4.0 이상)을 믿고 대기업 채용문을 연이어 두드렸지만 고배를 마셨다. 취업준비가 길어지면서 경제적 어려움은 커져갔다.

"한 달에 방값만 40만원이 넘는데 식비와 학원비까지 1년에 1500만원 넘게 쓴 것같아요. 부모님께 손을 벌리는 것도 죄송해 편의점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도 해보았는데 대부분 새벽일이라 피곤하고 집중력도 떨어져 곧 그만뒀죠."

보통 서울시내 원룸이나 고시텔의 임대료는 월 40만~50만원 정도다. 개별 화장실이 설치된 곳은 월 50만~60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여기에 학원비와 교재비, 식비, 교통비 등을 합하면 최소 1500만~2000만원이 든다. A씨는 중소기업이나 지방 소재 기업을 찾아보라는 권유도 받지만 마지막으로 이번 하반기 대기업 공채에 지원서를 냈다.

삼성그룹에 지원했다는 B씨(28)도 지방대 출신이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그룹이 대졸공채 인원의 35%를 지방대 출신으로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SSAT(삼성직무적성검사) 준비를 위해 학원에 등록했다. 강좌별로 수강료는 5만~25만원, 서점에 나온 교재는 50종이 넘었다.


그는 "교재를 보면 대입수능을 다시 준비하는 느낌이 들 정도"라며 "교재마다 포인트도 달라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그 역시 올해까지만 대기업 문을 두드려보고 여의치 않으면 내년엔 유망 중견기업에 지원하겠다고 했다.

회계사나 건축사 등 전문자격증을 확보한 후 구직을 하겠다는 준비생의 부담은 훨씬 크다. 건축부문 취업을 준비 중인 C씨(31)는 "건축사시험을 준비 중인데 학원비만 한 해 500만원 가까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학시절 높은 등록금에 시달리다 취업준비로 대출까지 받은 이들도 있다. D씨(25)는 "취업을 준비중인데 직장이 없다보니 저축은행 2곳에서 500만원씩 대출을 받았다"고 말했다. 비은행 금융회사에선 취업준비생 전용 대출상품을 내놓을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다. 그만큼 취업준비 부담이 주름살을 남긴다는 얘기다.

한편 취업준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편의점, PC방 등 시간제 알바(아르바이트)보다 상대적으로 보수가 많은 곳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한 취업준비생은 “편의점 같은 곳은 최저시급 이상 받기 어려워 더 힘들더라도 호텔, 예식장 홀 서빙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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