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남쪽으로 40여분 열차를 타고 서튼자치구의 핵브리지역에 도착해 5분여를 걸어가자 '베드제드'라는 간판과 함께 3층짜리 연립주택 형태의 3개동 건물이 보였다. 이곳은 2000년 가동이 중단된 오수처리장 1만6500㎡ 부지에 100가구 규모의 주택과 10개의 사무실을 지은 단지로 2002년 완공됐다.
이 단지의 특징은 다양한 주체의 협력으로 조성된 친환경 건축물로 '탄소제로도시' 개발의 모델이 된다는 점이다.
자선단체인 피바디트러스트와 사회적기업인 바이오리저널디벨로프먼트그룹, 친환경건축사 모소니빌던스터건축사무소 등이 함께 지은 런던 최초 친환경 주택단지다. 영국은 물론 전세계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세를 떨친다. 방문객이 많다보니 설명을 듣기 위해선 비싼 방문비를 내야 했다.
단지설계 단계부터 탄소배출을 하지 않기 위한 '패시브하우스' 건축기법을 도입, 고밀도의 3층짜리 연립주택들이 옆으로 연결돼 모두 남향으로 배치됐다. 건물 옥상엔 바람을 안으로 순환할 수 있는 큰 통풍구가 마련돼 있었다. 자연채광과 자연환기에 신경을 써서 에너지 사용을 줄인 것이다.
난방연료는 나무칩을 태워 사용하며 재활용 자재를 사용해 건물을 지었다. 화장실 물은 빗물을 모아 사용하고 옥상녹화를 통해 열 손실을 막는 기술도 적용됐다.
음식물쓰레기를 열분해해 바이오가스를 활용하는 신재생에너지 기술도 특색이다. 음식물은 근처 농장과 연계해 신선한 상태로 공급된다. 음식물쓰레기를 열분해하고 남은 찌꺼기는 농장비료로 사용되는 등 어느 것 하나 함부로 버리는 게 없다.
전체 주택 100가구 중 50%는 일반분양, 25%는 직원과 설립자용, 25%는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주택으로 각각 구성됐다. 물론 사회주택은 일반주택과 섞여 있어 어느 주택인지 모르게 구성했다.
이 소장에게 박근혜정부의 '행복주택'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는 "행복주택이야말로 건설 초기부터 친환경 주택단지로 설계해서 지으면 관리비가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저소득층용 임대주택으로 안성맞춤"이라며 "지역주민들이 자랑스러워하게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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