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양그룹, 650억 회사채 발행 철회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박종진 기자 | 2013.09.25 14:58

현실적 어렵다 '판단'…"보유자금으로 만기 회사채 막을 것"

동양그룹 지주회사인 (주)동양의 65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 계획이 무산됐다. 금융감독원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투자위험을 추가로 반영하라고 요구한 데다 그룹의 유동성 위기 심화로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동양의 시장성 차입금 차환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유동성 압박은 더 커질 전망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양은 오는 26~27일로 예정된 650억 원 규모의 무보증옵션부 사채 발행 계획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이날 오후 금감원에 통보했다. 동양은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중 299억 원은 오는 30일 만기 도래하는 905억 원 규모의 회사채 차환용도로 활용하고 나머지 351억 원은 다음 달 24일 갚아야 하는 회사채 차환 자금으로 쓸 예정이었다.

동양의 결정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동양에 지난 16일 공시한 증권신고서 내용을 수정하라며 정정 공시를 요구했다. 오리온그룹의 동양 지원이 무산되고 그룹의 재무리스크가 악화됐다는 점을 증권신고서 투자설명서의 '핵심투자위험'에 명시해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었다.

동양은 막판 고심 끝에 이날 오후 금감원에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 하락과 유동성 위기 악화로 인해 투자자 모집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동양은 일단 자체 보유자금으로 만기 회사채를 막을 계획이다. 동양이 앞서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동양은 회사채 모집 금액이 650억 원에 미달되면 현금성 자산 264억 원과 당좌차월 한도 등 100억 원의 수시인출 가능 금융기관 약정한도, 보유 중인 동양시멘트 보통주 등을 활용해 부족자금을 충당할 계획이다.

하지만 회사채 외에 상환해야 하는 기업어음(CP)이 하루 적게는 수십억 원, 많게는 100억 원을 넘어서 자금 압박이 크게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동양그룹 일부 계열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 중구 수표동 동양그룹 본사/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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