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신용보강 '오리온 대체자' 찾는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13.09.24 17:56

이달말 시한 유동성 확보 총력… "자산유동화 외 방법없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위기에 몰린 동양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막판 총력전에 돌입했다.

동양은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만기 일정상 핵심 계열사나 보유 자산의 개별매각은 무의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동양은 당초 계획대로 핵심자산을 묶어(Pooling) 자산을 유동화하기로 하고 오리온그룹을 대체해 신용보강을 해 줄 협상 상대방과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 고위 관계자는 24일 "시장성 차입금 상환 일정을 고려하면 속도전이 필요한데 보유자산을 개별적으로 매각하는 건 시간상 가능하지 않다"며 "담보제공을 거부한 오리온 대신 신용보강을 해 줄 상대와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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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이 올해 안에 갚아야 할 CP와 전자단기사채 만기 물량은 1조296억 원에 달한다. 회사채 2254억 원도 연내 상환해야 한다. 당장 이달 말까지 905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 동앙파이낸셜대부의 CP와 전자단기사채 등 2090억 원의 만기도 이달 말 돌아온다. 자금을 마련하지 못 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동양은 핵심 자산을 모두 담아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거나 자산유동화대출(ABL)을 받는 것 외엔 방법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동양파워(삼척화력발전)나 동양증권, 동양시멘트 지분, 레미콘공장, 섬유사업부문 등 매각 가능한 자산을 개별 매각할 경우 자금 유입이 더뎌지는 데다 매각 성사 자체를 장담할 수 없어서다.

동양은 자산유동화로 6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형제기업인 오리온그룹 오너이자 현재현 회장의 처제인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의 개인지분 중 일부(약 3000억 원 규모)를 담보로 요청했다 거부당했다.


동양이 오리온 측에 제시한 ABS 기초자산은 동양파워 지분 24.99%와 동양증권 지분 32.0%, 동양시멘트 지분 19.09%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 측은 그러나 기초자산 가치가 낮고 최악의 경우 오리온의 경영권과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며 전날 공식 거부 입장을 발표했다.

이런 맥락에서 동양이 신용보강을 위해 기초자산에 들어가는 자산가치를 대폭 늘릴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동양은 그룹의 핵심 자산이자 미래 캐시카우(현금창출력)로 평가되는 동양파워(1조원)와 동양증권(2000~3000억 원)의 경영권 매각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섬유사업부문(800억 원)과 레미콘 공장(1000억 원) 등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일각에선 형제기업인 오리온마저 등을 돌린 마당에 동양이 '지원군'을 찾기 쉽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보유자산의 지분율이나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고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며 "최근 400억 원에 매각한 폐열발전소처럼 매각 가능한 비핵심 자산도 모두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양그룹 창업주의 미망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은 이날 1500억 원대의 오리온 주식을 동양네트웍스에 증여해 동양 살리기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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