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되는 中 자산증권화 시장 진출해야

머니투데이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 부회장 | 2013.09.24 06:24

[정유신의 China Story] 中, 대출재원수단으로 자산증권화 활용

중국은 최근 리먼사태 이후 발행이 지지부진했던 자산증권화의 한도확대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금융기관 대출자산의 증권화 확대로 추가 대출재원을 확보하는 것과 확보된 대출재원을 기초로 중소기업 농촌 등 정책지원 필요 분야에 대한 자금을 공급하는 것 두 가지다.

이번 조치의 배경 내지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통화량증가를 억제하면서 대출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중국의 어려운 금융현실을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초고속성장의 부작용일까. 국내총생산이 미국의 절반인 중국의 통화량 (M2)은 100조 위안을 넘어 이미 미국수준이다. 지나친 통화량을 억제하면서도 현재 규제중인 비은행권의 그림자금융을 대체할 대출재원수단 마련이 필수적인데, 현시점에서 가장 적절하다고 선택한 것이 자산증권화인 셈이다.

둘째, 중소기업, 농촌 등 정책지원분야에 대한 자금공급수단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들 분야는 리커노믹스가 강조하는 산업고도화와 소득배증정책의 주요대상이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들이 대출을 기피해서 정책자금 외에는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우량한 중소기업과 농촌단체는 자금조달수단 확보가 필요한데, 그런 점에서 이번 자산증권화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셋째, 자산증권화상품이 그림자금융상품보다 관리, 통제가 쉽다는 점도 자산증권화 확대를 선택한 이유로 판단된다. 그림자금융상품은 은행 대차대조표에 기록되지 않는, 어떤 의미에서 규제회피상품이다. 반면 자산증권화상품은 그 상품을 등록 또는 상장하는 과정에서 구조와 기초자산, 평가등급, 판매처 등을 확인할 수 있어 그만큼 관리통제가 용이하다.


그럼 이번 조치에 따른 예상효과로는 어떤 게 있을까. 우선 대규모 대출자산의 증권화가 예상된다. 대규모 증권화수요가 없다면 한도를 확대했을 리도 없었을 거다. 시장에선 약 3조위안(600조원)의 증권화수요를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금껏 중국에서 발행된 자산증권화상품의 20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로 발행이 원활히 마무리될 경우 그림자금융의 위험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둘째, 당국 기대대로 자금이용의 효율화가 기대된다. 은행은 대출자산을 증권화해서 대출재원을 확보할 수 있고 신용도 낮은 중소기업도 우량 보유자산 증권화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통화공급 없이 성장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셋째, 증권화상품은 자산성격도 다르고, 만기도 3~6개월부터 10년까지 많아서 투자자에게 다양한 리스크-리턴 조합상품을 제공할 전망이다.

그러나 우려도 만만치 않다. 첫째, 자산증권화시장이 초기단계여서 유동성이 낮고 발행비용이 높은 점 둘째, 기관투자자가 은행 등 일부에 제한돼 있어 엄청난 발행물량이 쏟아질 경우 가격하락이나 소화부진으로 대출효과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 셋째, 자금이 급한 부동산회사 또는 지방 융자플랫폼회사들이 다른 상품을 우회경로로 이용하여 자산증권화상품에 껴들어올 가능성 등이 그것이다. 특히 세 번째에 대해선 정책당국이 기초자산을 우량자산에 한정한다고 있지만, 그와는 별도로 향후 평가기관의 상품평가 강화와 시장가격 형성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중국 자산증권화시장은 2005년부터 발행됐지만 리먼사태로 4~5년 발행이 중단되어 채 5년밖에 안된 초기단계시장이다. 지금까지 발행된 규모도 은행과 증권사의 증권화상품 모두 합쳐야 총 1500억위안(30조원), 연평균 300억위안(6조원)으로 우리나라의 20%에 불과하다. 따라서 중국 국내총생산이 우리의 16배임을 감안하면 향후 엄청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IMF 위기 이후 기업자금조달과 경제회복에 ABS(자산담보부증권)를 성공적으로 활용한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새로운 중국시장에 구조화, 가격결정 등의 자문제공, 인수단참여 등 적극적 진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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