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중소게임사는 최근 황당한 고객 메일을 받았다. 진심 어린 부탁이지만 도저히 반영해줄 수 없는 요청이었다. '제가 조류공포증이 있습니다. 게임 속 길가에 비둘기들이 있어서 게임 진행 시 속이 울렁거리고 소름이 돋아서 진행이 어렵습니다. 분명 저 말고도 다른 분들도 그렇다고 생각이 됩니다. 다음 업데이트 시에 비둘기 대신 다른 걸로 대체하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이용시 너무 불편 합니다'
비단 114나 112, 119뿐만이 아니다. 고객들의 불편함을 수용하고 풀어줘야 하는 CS(고객응대) 업무를 하다보면 황당한 일을 겪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업데이트와 이벤트가 게임의 생명인 모바일게임사는 고객의 소리를 허투루 듣지 않는다. 당장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있어 불편함을 해결해줘야 할 뿐만 아니라 추후 게임을 발전시켜 나가는데도 꼭 필요한 피드백이다.
고객의 목소리를 수용하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네오게임즈나 '데빌메이커:도쿄' 팜플의 경우에는 커뮤니티를 활성화시켜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경우다. 커뮤니티는 이용자들끼리 소통하는 장으로 이용되며 게임의 정체성을 이용자들이 직접 만들어가기도 한다. 실제 농장 경영을 표방하는 '레알팜'은 직접 주말에 농사를 짓고 돌아와 커뮤니티에 이를 공개하는 이용자들도 있다. 카드 배틀 게임인 데빌메이커는 자신이 모은 카드를 커뮤니티에 공개하며 보람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많다.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이용자들의 의견이 다양해지면 게임개발사 입장에서도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하기가 유용하다. 게임의 장점과 단점 파악이 수월해지고 추가 콘텐츠 제작에 반영하기도 쉽다.
직접 전화를 받아 고객을 응대하는 CS도 게임 서비스에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모바일게임 전문 CS센터인 광주 G&C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와이디온라인은 특히 이용자들과의 직접 접촉이 많은 편이다.
전화 대부분은 게임과 관련된 민원 해결이나 건전한 조언들이지만 황당한 전화를 받는 경우도 많다. CS 담당자를 협박하거나, 유혹하거나, 장난을 치거나 간혹 울면서 매달리는 이용자도 있다.12세 이상 이용할 수 있는 게임에 초등학생이 전화해 자신이 어른이라며 성인 인증을 해달라는 경우도 있고 원하는 아이템이 나오지 않는다며 돈을 보내줄 테니 아이템을 달라는 문의도 있다.
전화로 대화가 오가다 보니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한 고객은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고객센터 앱인 '위미(weme)'를 욕설로 잘못 알아들어 담당자를 크게 나무란 적도 있다.
열혈 이용자들의 애정어린 선물 공세가 이어지기도 한다. PC온라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테라' 개발사인 블루홀스튜디오는 추석을 앞두고 게임을 3년째 즐기고 있다는 이용자가 직접 회사를 방문했다. 이 이용자는 "앞으로도 좋은 게임을 부탁한다"며 토종 벌꿀을 선물로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작은 요구 사항이 개발사에서는 밤을 새서 작업해야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며 "장난전화나 거짓말 등은 삼가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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