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차이나', 위협 아닌 기회

머니투데이 최재홍 강릉원주대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 2013.09.17 05:57

[최재홍의 모바일인사이드]<5>세계 스마트폰 1/4 삼키는 중국, 한국의 도전은?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
"허공의 공기가 보이는가? 공기는 나뭇잎의 움직임으로 존재 뿐 아니라 방향도 알 수 있다."라고 어떤 고전에서 읽은 적이 있다. 사람의 마음도 그 눈동자를 보면 마음의 세심한 움직임을 알 수 있다는 구절도 있다. 비즈니스의 세계에도 같은 의미로 적용이 가능할 듯하다. 요즘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업계의 동향을 보면, 미동의 공기 흐름이 감지된다.

최근 애플은 신제품을 예전에 비해 저렴하게 출시하고, 통신사와 할인점은 그 가격을 더 내리기 시작했다. 애플의 묵인 하에 이뤄졌다는 후문이 있는데, 그 행보는 '애플스럽지' 않다.

삼성 또한 새로운 단말을 출시하면서 기존의 이미지를 버리고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기 위한 작품으로 웨어러블 스마트 시계 '갤럭시 기어'를 선보였다. 제품을 보면 이렇게까지 서두를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전에 구글의 글래스가 시판됐고, 구글 자체의 스마트폰 단말도 출시했지만 반응은 기대이하다.

모두들 그것이 혁신이든 세력 불리기든 무엇인가 열심히 움직이고는 있지만, 반응들이 영 시원치 않다. 그런 와중에 스마트폰 성공신화를 만든 블랙베리가 꺼져가고 있다. 상장폐지 얘기도 나온다. 이동기기 시장의 전부를 쥐고 흔들었고, 한때는 ‘레이저와 스타택’의 명성을 만든 모토로라는 이미 시장에서 사라졌다. 최초의 터치를 개발하고 무선 혁명을 이끈 원조인 노키아는 모바일 스마트폰 사업을 MS(마이크로소프트)에 넘겨줬다. 오랜 역사 얘기 같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일어난 일들이다.

요즘은 기업간 연합종횡이 활발하고 새로운 단말은 더 빠르게, 더 넓게, 더 오래, 더 가볍게, 더 싸게 만드는 기술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스마트 모바일 세계에서는 ‘조금만 더’라는 목표만이 분명하게 지배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경쟁이라면 사실 중국기업을 따라갈 수 없다. 이렇게 수많은 기업들의 변화 속에서도 구글의 핵심임원이 옮겨가며 구설수에 오른 중국기업 샤오미는 저가폰(130달러) '홍미‘가 90초 만에 10만대 완판 소식이 들렸다.

레노버는 몇 퍼센트만 올리면 중국에서 삼성을 제치고 중국시장점유 1등을 할 판이다. 이미 세계 컴퓨터 시장 1위는 레노버가 차지했다. 화웨이는 블랙베리에 군침을 흘리고, ZTE는 늪에 빠진 HTC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중국은 세계 스마트폰 생산의 4분의 1을 삼키는 국가다. 중국내 기업의 스마트폰 내수 점유율 합은 50%를 넘고, 매해 성장률도 100%를 넘는다. 막강한 내수시장과 더욱 싼 가격의 제품과 어제의 부족했던 기술력과 디테일까지 오늘은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기업에 대한 최근의 설왕설래는 심상치 않다. 이 시장의 최후 승자 후보로 중국기업이 다수 물망에 오르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부 전문가는 이미 중국기업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최근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중국 국무원총리가 IT와 에너지 등 새로운 분야의 정부투자에 대한 포부를 언급했다. 중국정부의 막대한 지원까지 가세하는 셈이다.

이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세계는 중국 기업의 시대가 도래될 판이다. 분위기가 그렇다. 그렇기에 최후의 승자가 자신들이 아닐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세계의 플레이어들을 엄습한다.

하지만 이러한 마당에 우리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과거에서 지금까지 스마트 모바일 산업에서 불가능했던 우리의 업적을 하나하나 경험하면서 느낀 바다. 새로운 위기가 가까울수록 탄성 강한 반발력을 가진 우리 유전자를 믿기에 묘한 기대감이 생긴다. '스마트 차이나'와 같은, 우리에게 있어서 변화와 위협이란, 또 한번의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신념에 무한 엔돌핀이 솟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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