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 매각한다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 2013.09.16 06:12

[CJ 구조조정]①성장한계 사업 팔아 대한통운 인수채무 부담해소

 CJ제일제당이 그룹 구조조정 차원에서 제약사업부를 따로 떼어내 매각하기로 했다.

 15일 M&A(인수·합병)업계와 CJ에 따르면 CJ그룹은 이달 초 미국계 IB(투자은행)인 모간스탠리와 거래 주관계약을 하고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CJ그룹이 올 7월 CJ㈜ 이관훈 대표이사 직속으로 신설한 미래전략실이 주도한다.

↑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 매출구성 (2010년 기준 ⓒCJ)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부는 생명공학사업부문 내에 단위 사업부 형태로 속해 있다. CJ제일제당 생명공학사업부문의 올해 반기 매출은 2조2656억원(계열 내부매출 포함), 영업이익은 1042억원이었다. 이 사업부의 당기 총자산은 4조419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4조5108억원의 매출과 294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생명공학사업부문 전체를 판다면 규모는 2조~3조원대로 커진다. CJ제일제당이 매각할 제약사업부의 가치는 1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CJ그룹은 라이신 등 바이오사업의 경우 미래 성장성을 확신해 생명공학사업부문 전체를 매각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이 부문 내에 속한 사업 중 CJ그룹 입장에서 시너지가 적고 성장성이 낮은 일부 제약부문을 떼어내 처분할 예정이다. CJ그룹이 제약사업을 정리하려는 이유는 성장한계가 분명하고 대기업이 영위하기에 부적절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는 올초 45억원 규모의 리베이트(사업자가 약품 판매액 일부를 의사 등 구매자에게 불법제공하는 행위)가 적발돼 사정당국의 영업정지 등 처분을 받았다. 의사 266명에게 자사 제품을 처방해달라며 법인카드를 뿌린 혐의였다.


 CJ그룹 컨트롤타워는 제약사업부가 신약을 개발하기에는 규모가 작고 복제약 제품으로 연명하기엔 성장이 더이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리베이트 영업규제를 강화하면서 제약산업의 합종연횡을 직접적으로 주문한 것도 CJ그룹의 이같은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유풍제약(1984년)과 한일약품(2006년)을 인수해 제약사업부를 키워왔다. 한일약품은 인수 당시에도 제약업계 20위권에 속한 기업으로 감기약시장에서 두자릿수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대표제품 '화이투벤'으로 유명했다. CJ제일제당에 인수된 후에는 OTC(일반의약품)시장 외에 ETC(전문의약품)영업도 확대해왔다.
 
↑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 ETC 매출구성 (2010년 기준, ⓒCJ)


CJ제일제당은 2011년 말 대한통운 인수주체로 나서 대규모 차입을 하면서 순차입금이 4조원대에 들어섰다. 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169%로 재무구조가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최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어 총수 공백 문제도 겪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투자유가증권 형태로 보유중이던 삼성생명 주식 300만주(1.5%)를 시간외 대량매매로 매각, 3038억원을 조달했다. 여기에 제약사업부 매각으로 1조원 이상을 조달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CJ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구조조정안을 마련중인 게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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