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하이 자유무역지구 서두르는 이유

머니투데이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 부회장 | 2013.09.10 06:17

[정유신의 China Story]

리커노믹스 개혁에 속도가 붙고 있다. 과잉투자영역인 철강·조선업에 메스를 대고, 전격적인 대출금리 자유화로 금융개혁을 예고하더니 이번에는 상하이에 세계적인 물류 및 금융센터 기능을 갖춘 자유무역 실험지구를 설립하겠다고 한다. 상하이 자유무역 실험지구의 설립은 이미 중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상하이 자유무역 실험지구의 내용을 살펴보자. 상하이 푸둥 양산항을 중심으로 홍콩에 이은 두 번째 자유무역지대(Free Trade Zone)를 향후 10년에 걸쳐 조성할 계획이라 한다. 자유화의 두 축은 물류와 금융이다.

우선 물류자유화의 핵심은 첫째 세관통제가 없는 상품의 자유로운 수출입, 즉 수입상품에 대한 면세다. 둘째는 5년 안에 150개 이상의 다국적기업 추가유치이고, 셋째는 진출 해외기업의 출입자유화다.

금융자유화의 핵심은 첫째 위안화의 자유태환, 둘째 해외 금융기관의 진입장벽 완화, 셋째 위안화 역외시장의 설립 등이다. 특히 위안화의 자유태환, 즉 위안화를 달러 등 외국통화와 언제든 바꿀 수 있고 또 결제수단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시장에서 형성된 위안화가격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껏 조심스레 가격변동폭을 늘려오던 중국입장에선 파격적인 조치다.

실제 이번 과감한 조치에는 반대와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커창 총리 등 경제팀이 강경하게 밀어붙인 이유는 뭘까. 중국을 둘러싼 국제환경이 점점 엄격해지고 있다는 판단이 첫째 이유라고 본다. 중국은 세계교역규모 4250조 원으로 현재 미국을 제치고 1위 위치에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수출입은 둔화추세다. 게다가 중국이 주로 의존하는 WTO의 신(新)라운드 교섭은 타결이 여의치 않고 그 기능도 약화되고 있는 반면, 미국이 주도하는 2국간 또는 다국간 FTA (자유무역협정) 체결 움직임은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세계무역규정 변경에 의해 무역질서는 물론 국제교역시장에서 상품, 인력, 자금의 흐름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재 중국이 이 양대 협정교섭에서 배제되고 있는 만큼 중국 수뇌부의 인식은 심각할 수밖에 없다.


둘째, 대외개방을 통해 대내개혁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다. 중국은 등소평 때부터 경제특구 설치, 외자의 적극적 유치, 시장경제 도입 등 중대한 대외개방 조치 때마다 그에 걸맞은 선진국모델을 내세워 대내개혁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젠 투자효율도 떨어졌고 인구보너스도 소멸해가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디서 구할 것인가. 리커창 총리의 말을 빌리면 개혁보너스 외에는 없다. 이에 따라서 돌파구로 생각해낸 것이 상하이 자유무역지구라고 본다. 대규모 외국기관이 참여해서 일단 시작되면 프로그램을 되돌리기 쉽지 않기 때문에 어찌 보면 외부세력을 활용한 국내개혁인 셈이다.

셋째, 중국은 2020년까지 상하이를 세계 톱 수준의 국제금융센터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그러나 긴박감과 속도감 없이 이 웅대한 목표가 달성될 리가 없다. 따라서 이번 상하이 자유무역지구 설립을 상하이 국제금융센터 구축의 기폭제로 삼으려는 생각으로 판단된다.

상하이 자유무역 실험지구 설립은 우리에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세계적 물류허브를 만들겠다고 하니 부산, 인천 등 항만도시의 경쟁력을 제고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반면, 상하이지구의 수출입자유화로 생산 및 물류비용이 줄어들어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기고, 한중FTA 체결 효과도 커질 거란 기대가 나온다. 금융개방 기대도 크다, 진출 외국기관에 대한 자격요건은 까다롭겠지만 진출하면 혜택도 많을 전망이다. 매번 중국진출기회를 놓쳐온 만큼 전향적 판단과 가능하면 정부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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