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조 개발사업 무산…"용산, 어디로 가나?"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3.09.08 14:40

서부이촌동 소규모 주거환경정비사업 추진…철도정비창 개별 개발이나 분리매각될 듯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투시도. / 자료제공=용산역세권개발
 서울 용산 철도기지창 매각대금을 상환한 코레일이 즉시 명의이전 절차를 밟기로 하면서 총 사업비 31조원 규모로 단군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꼽히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재추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코레일이 명의이전 절차를 마무리하는 즉시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가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해제키로 하면서 종전과 같은 초대형 도시개발사업의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해 졌다는 지적이다.

 용산사업 파행으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코레일이 자체개발보다는 사업부지의 민간매각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이번 무산으로 1조원대 투자금을 날리게 된 출자사들은 물론 재산권이 제약된 서부이촌동 주민 등도 대규모 소송전을 예고하고 있어 사업 재개는커녕 부지매각 등은 손도 못 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용산개발사업 부지 명의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구역해제를 고시하고 용산 개발 사업계획 발표 이후 폭등하는 부동산값 안정과 거주민 보호를 위해 2007년 8월 용산구 서부이촌동 일대에 지정했던 이주대책기준일도 동시에 해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사 지위를 상실하게 된 드림허브는 파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로썬 외부투자자를 신규로 유치해 코레일로부터 다시 부지를 사들이거나 극적으로 코레일과 협상에 성공, 사업재개를 위해 힘을 합치는 것만이 드림허브가 존속할 수 있는 조건이다.


 구역해제가 고시되고 드림허브가 파산하면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이용계획은 백지상태에서 다시 그려야 한다. 우선 당초 코레일이 구상했던 용산철도기지창 외에 오세훈 전 시장 시절 용산국제업무지구로 포함된 서부이촌동의 경우엔 서울시가 올 연말까지 도시관리계획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내년에는 지역주민의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서부이촌동 일대의 경우 사업 찬반을 두고 주민 갈등이 심각한 곳으로 구역마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상황이다. 결국 시는 주민의견에 따라 소규모 주거환경관리사업 등을 통해 노후주택가 중심으로 주거재생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이 소유권을 찾아온 철도정비창 일대의 경우 코레일 자체개발 또는 민간 매각 등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도시정비사업 관계자는 "철도정비창 주변부터 제대로 계획을 세워 개발을 진행하면 주변 서부이촌동도 개발압력을 받아 도시재생사업추진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앞으로 용산개발사업 파산을 둘러싼 투자자들간 소송전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곳에 대한 어떠한 방식의 개발이라도 장기간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출자사간 최소 5조원대 소송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사업무산에 따른 책임을 물어 서울시와 코레일 등에 수조원대 손해배상 소송에 나설 태세"라며 "소송에 토지가 묶이면 개발 계획수립은 커녕 토지매각도 어려워져 코레일이 난감한 상황에 빠질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롯데관광개발 등 출자사들은 코레일이 명의 이전을 새로운 사장 취임 이후로 연기하고 사업재개 여부를 재검토하는데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한 출자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투자자들이 2500억원대 추가 투자의사를 밝혔다"며 "충분히 사업재개가 가능한 상황에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선택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단 시가 공표한 구역해제 지정일은 이달 12일이다. 코레일이 이날 전까지 명의이전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구역해제 지정일은 연기가 불가피하다.

 한 개발업체 관계자는 "코레일이 용산개발 최종무산 판단을 내리는 것은 현 사장대행 체제에선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절차상 이유를 들어 명의이전 절차 추진을 지연하는 방식으로 결정을 미루면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음주 뺑소니' 후폭풍…끈끈하던 개그 선후배, 막장소송 터졌다
  2. 2 '나혼산'서 봤는데…'부자언니' 박세리, 대전 집 경매 넘어갔다
  3. 3 "못생겼어" 싼타페 변신 실패?…대신 '아빠차' 등극한 모델은
  4. 4 군중 앞 끔찍한 전처 살해…"안 잡힐 자신 있다" 증발 16년째[뉴스속오늘]
  5. 5 "살결 부드러워"… BTS 진에 '기습뽀뽀' 한 일본팬, 뻔뻔한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