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누른 괴물? 진정성의 승리"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13.09.05 08:07

[재선의원을 말한다]이윤석 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간사

민주당 이윤석 국토교통위원장은 22조원의 혈세를 낭비했고 결국 대운하 전초기지였다는 사실이 드러난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월세대책도 투기를 조장할 수 있는 다주택자양도세중과폐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진=송원영 뉴스1 기자


1983년 여름 어느 날 '시골티'를 벗지 못한 앳된 청년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도착했다.

군대에서 갓 제대 후 전국 일주에 나섰던 이 청년은 TV에서만 접하던 국회를 눈으로 직접 보자 "과연 이 곳은 어떤 사람들이 일하는 곳일까. 어떤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품었다. 그는 잠시 후 국회 광장 한가운데 무릎을 꿇고 앉아 "저도 국회의원이 돼 이 곳에서 꼭 일할 수 있게 기회를 주세요"란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25년의 세월이 흐른 2008년 5월30일. 이 청년은 다시 같은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제 기도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국민을 위해 널리 이롭게 쓰이는 국회의원이 되겠습니다."

바로 이 청년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이윤석 의원(전남 무안·신안)이다. 이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들어가면 25년 전 기도하는 모습과 18대 국회 개막일 같은 장소에서 기도하는 사진이 함께 걸려 있다. 그는 항상 이 사진을 보면서 '초심'을 돌아본다.

◇김홍업·한화갑 격침시킨 이변의 주인공=이 의원의 국회입성 과정은 험난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생각을 그날 이후 차근차근 실행한다. 늦깎이로 대학(경남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 박사학위까지 마쳤다. 27세때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발탁됐고, 권노갑 전 의원으로부터 정치경험을 배웠다.

당시 권 의원이 "정치를 하려면 고향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밑바닥 민심부터 경험할 것을 권하자 그는 도의원에 나서 전남도의회 의장을 포함해 3선을 지냈다. 그리고 18, 19대 총선에서 연거푸 거물급 정치인들을 격침, 최대 이변을 연출한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이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민주당의 텃밭인 무안·신안 지역구에서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업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또 19대 총선에서는 무안·신안 지역구에서 14~17대까지 내리 4선을 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가 'DJ 유업계승'을 기치로 무소속으로 출마해 막판까지 추격했지만 이를 물리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 의원에게 승리의 비결을 물어봤다. "선거는 진정성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얻은 결과입니다. 앞으로도 실수하지 않고 잘 한다면 한국 정치의 중심에 설 수 있다고 봅니다."
이윤석 민주당 의원이 1983년 군대를 갓 제대하고 전국일주 여행을 하던 중 국회를 방문,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후 권노갑 전 의원의 보좌관, 전남 도의원, 전남 도의회의장 등 정치적 과정을 밟아 18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 사진=이윤석 의원실


◇"8·28 전월세대책 가난한 세입자대책으로 볼 수 없어"=이 의원은 민주당 국토교통위 간사로서 최근 정부가 내놓은 8·28 전월세대책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월세 상한제·임대차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주택바우처제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건전한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아닌 집값 상승과 투기 우려를 부추길 수 있는 법안들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월세 전환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세입자를 지원하는 주택 바우처제 확대, 주거권 보장과 안전장치 차원에서 전월세 상한제 도입, 임대차계약갱신청구권 보장 등을 정기국회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이 많이 지적하고 증거를 보이며 추궁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결코 아니라고 발뺌했습니다. 4대강 살리기로 포장된 대운하 건설은 22조 원의 혈세를 낭비하고 온갖 비리의 온상이 된 이명박 정부의 최대 실패작입니다.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국정조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의원은 더 큰 그림을 그리면서 앞으로 정치행보에 임할 계획이다. 우선 국민의 편에서 민생과 약자를 보호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내 2017년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당 대표와 국회의장에 도전하려는 꿈도 갖고 있다.

△1960년 전남 신안 출생(53세) △목포공고,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졸업(학사·석사·박사) △5·6·7대 전남도의원 △전남도의회 의장 △18·19대 국회의원 △민주통합당 정책위 부의장, 원내부대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주당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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