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사장 빈자리' 81일 한수원, 누구를 따라야 하나?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 2013.08.26 16:15

[공기업 인사표류]

한국수력원자력 로고
"누구를 믿고 따라야 할지 모르겠어요.", "사장 자리가 비어 있으니까 이리 처이고 저리 치이는 느낌이 들어요.", "뭐만 나왔다 하면 다 한수원 잘못이라고 하는데 사장이 없어서 힘도 약해진 것 같아요."

26일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은 '사장 없는 회사'에 다니는 설움을 각각 털어놨다.

81일. 한수원 사장 자리가 비어 있는 기간이다. 지난 6월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으로 김균섭 전 한수원 사장이 물러 난 이후 한수원은 아직 '수장'을 찾지 못했다.

김 전 사장의 사퇴 직후 한수원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전용갑 부사장에게 사장 직무대행을 맡기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사장 없이 견디기엔 '무거운 짐'들이 너무 많다. 8월 전국을 뒤흔든 전력대란의 주범으로 몰린 한수원엔 '바람 잘 날'이 없다. 지난 21일엔 한빛 원전 6호기가 돌연 정지해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한수원은 김 사장이 물러난 후인 6월 10~13일, 사장직 공모를 통해 15명 내외의 지원자를 받았다. 하지만 이들 중 적임자는 없었다. 전직 관료와 한국전력, 한수원 등 원자력 유관기관 인사가 대부분이었다. 또다시 '관치 인사'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결국 한수원은 지난 21일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재공모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 임원추천위는 23일부터 28일까지 사장직 지원자를 다시 접수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9월 중순까진 사장 자리가 비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사장 없이 3달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한수원이 추진하는 사업들도 삐걱거리고 있다.

경주시와 한수원은 당초 7월말까지 한수원 본사 직원 사택과 자사고 부지 선정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준비가 부족한 부분이 많아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임시 사무실과 임시 사택 문제는 답보상태다. 지난 3월 예정이던 경주시 양북면 신사옥 착공은 아무런 기약 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전력 최대 이슈인 원전을 안정시키고 한수원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해선 개혁할 수 있는 사장을 뽑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수원이 운영하는 원전 23기 중 5기가 원전부품비리와 계속운전검사 등으로 인해 현재 정지된 상태다. 오는 28일 한빛 6호기까지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가면 전체 원전 설비 용량 2071만kW 중 4분의1 이상(526만6000kW)를 발전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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