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발 亞금융위기 우려..한국은 괜찮나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 2013.08.21 07:03
미국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도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경우 금융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는 국가들과 달리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있고 안정적인 환율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긴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자금, 이머징선 발 빼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 부양 규모가 줄어들며 금리가 상승할 것이란 우려로 이머징 국가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국내 금융시장으로는 꾸준히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실제 20일 아시아 증시가 급락한 영향으로 코스피지수 역시 1.5% 이상 하락했지만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사자'에 나섰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2879억원의 순매수를 기록, 5거래일째 매수우위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들이 사들인 주식은 총 1조1600억원을 넘어서며 이달 들어서도 8000억원대 매수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에도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과 채권을 꾸준히 매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조3000억원, 채권시장에서는 1조7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달 아시아 주요 이머징 국가에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간 것과 상반된 움직임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달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9억8610만달러, 2억5310만달러를 순매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들은 전날 인도네시아 증시에서 1억달러 이상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외국인 자금 유입에 국내 주식시장은 주요 이머징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증시가 지난 5월20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고 인도 증시는 한달만에 10% 넘게 뒷걸음질 쳤지만 코스피지수는 5월말 2000선 위에서 5% 정도 후퇴한 상태다.

◇韓, 다른 이머징 국가와 다른 점은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글로벌 자금 흐름이 다른 이머징국가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배경으로 경상수지 등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펀더멘털을 꼽고 있다.


실제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최근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국가들은 대규모 경상적자와 이로 인해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곳들이다.

인도네시아의 2분기 경상수지 적자액은 98억달러로 전분기 대비 70% 급증했고 달러대비 루피아 가치는 4년 저점으로 추락했다. 인도 역시 경상적자 규모가 사상최대를 기록하며 루피 가치는 역대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6월까지 17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도 1120원대로 6월 말 1130원대 보다 하향 안정된 상태다.

특히 외환보유액 규모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대형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적은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지만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3264억원으로 세계 7위 규모다.

구재상 케이클라비스 투자자문 대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이머징시장 전반이 영향을 받겠지만 그 중에서도 경상수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한국에 대해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한국의 경우 인도, 인도네시아와 달리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이에 따라 환율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데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적고 충분한 외환보유액 역시 확보한 만큼 이머징 국가와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일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아직까지 우려에 그치고 있는 인도나 인도네시아의 금융위기가 실제 발생할 경우 충격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 팀장은 "주변 이머징 국가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리스코 선호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이머징자산에 대한 전반적인 매도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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