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 세미나… 650만명 꿈이 머물다갔죠"

머니투데이 류지민 기자 | 2013.08.21 06:58

[피플] 모임전문 공간서비스 '토즈' 김윤환 대표

김윤환 토즈 대표/사진제공=토즈
지난해 소셜게임 열풍을 몰고온 '애니팡'을 만든 이정웅 대표는 회사이름을 '선데이토즈'로 지었다. 제대로 된 사무실이 없던 시절 매주 일요일 오전마다 '토즈'(TOZ)에 모여 개발회의를 하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애니팡'의 산실 역할을 한 '토즈'는 모임전문 공간이다. 학생들에게는 그룹스터디할 장소를, 직장인들에게는 회의·세미나공간을 제공한다. 신촌 1호점 오픈 이후 지금까지 모두 650만명이 다녀간 '토즈'는13년 전 김윤환 토즈 대표(사진)의 작은 고민에서 시작됐다.

"회계사 시험 준비를 할 때였습니다. 스터디모임을 하려는데 갈 곳이 없었어요. 간신히 빈 강의실을 구해 공부를 하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모임이 이렇게 많은데, 왜 사람들이 모였을 때는 정작 갈 곳이 없을까?'"

이런 의문이 '내가 직접 만들어보자'는 결심으로 바뀌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교육받던 2000년 여름 김 대표는 안정된 직업을 버리고 본격적으로 토즈 창업에 나섰다.

29세의 어린 나이였지만 패기만으로 달려든 것은 아니었다. 법인 설립까지 10개월 동안 2600개 온라인 모임에 접촉해 400여개 커뮤니티를 직접 인터뷰했다. 모임공간의 필요성에 대한 확신이 혼자만의 생각인지 아니면 사회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인지에 대한 확인 과정이었다.

"400명 넘는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자의 얘기를 하나씩 들어보면서 '모임공간'에 대한 생각이 단순히 가능성 있는 사업아이템에서 공익을 위한 사명감으로 바뀌었습니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 가치 있는 일이라는 믿음이 생긴 거죠."

사회적 환경도 긍정적이었다. 2000년대 초반은 온라인 커뮤니티붐이 대한민국을 강타한 시기. '프리챌' '다음카페' 등을 기반으로 수없이 많은 온라인모임이 생겨났고, 그들은 모두 오프라인 모임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고객이었다.

하지만 야심차게 세상에 내놓은 신촌 1호점 '토즈'의 반응은 예상과 달라도 한참 달랐다. 231㎡(70평) 공간에 8명의 직원이 상주했지만 하루에 찾는 고객은 4~5명뿐인 날이 수개월 넘게 이어졌다.


"모임공간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한 때였죠. '토즈'를 알리기 위해 2년 동안 매일 아침 지하철역 앞에 서서 전단지를 돌렸어요. 그때 혼자 돌린 전단지가 28만장이 넘습니다."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은 상황에서도 김 대표는 '토즈'를 찾은 고객들이 왜 이곳을 찾았고 그들을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지에만 집중했다. 그렇게 하나둘 단골고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개점 1년반이 지난 시점, 드디어 처음으로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재방문율 95%가 이뤄낸 성과였다.

'최고의 모임공간'이라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토즈는 성장궤도를 달렸다. 13㎡(4평)짜리 신촌의 작은 오피스텔에서 4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토즈'는 13년 만에 전국 22개 지점에 연간 120만명 이상이 찾는 공간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김 대표의 목표는 '토즈'라는 공간을 통해 '애니팡'처럼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일이 계속 만들어지는 것. 이를 위해 모임공간 외에도 비즈니스센터와 스터디센터(독서실), 스마트워크센터 등 목적별로 세분화된 공간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공간서비스를 단순한 임대업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최적화된 공간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간과한 거죠. 매년 120만명 넘는 사람이 각자의 목적을 갖고 '토즈'를 찾습니다. 그 가운데 세상을 변화시킬 새로운 가치들이 탄생하지 않을까요?"

'공간'의 가능성을 믿고 시작한 김 대표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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