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매각, KB·NH 2파전?…개별매각 변수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13.08.18 14:29

'1+3 패키지'는 금융지주사 유리..개별입찰 성사시 경쟁 구도 복잡
현대차그룹 계열 HMC증권, 우투증권 인수전 뛰어들 수도

우리금융이 우리투자증권 등 우리금융 증권계열 매각 과정에서 '1+3 패키지' 매각 외에 개별 매각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 인수 후보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패키지 매각일 경우 사실상 KB금융과 NH금융의 2파전이지만 패키지가 풀린다면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지고 경쟁구도도 복잡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증권계열 자회사 매각은 총 6개사가 대상이다. 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 우리F&I, 우리파이낸셜이다.

이중 4개사는 이른바 '1+3 패키지' 매각이다. '1'은 우리투자증권이고 '+3'은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이다. 가장 인기 있는 매물인 우리투자증권을 살려면 잘 팔릴 것 같지 않은 3개 계열사를 같이 인수하라는 얘기다. 우리F&I와 우리파이낸셜은 개별 매각한다.

'1+3 패키지' 매각은 금융지주사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희망하는 투자자는 많지만 자산운용, 생명, 저축은행까지 함께 인수해야 한다면 금융지주사를 제외하고는 투자자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KB금융, NH금융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정부와 우리금융은 '1+3 패키지' 매각이 인수 후보를 제한시킬 가능성이 높지만 KB금융과 NH금융이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매각이 가능하다고 판단, 이 방식을 선택했다. "우리투자증권 인수 경쟁률을 10대1로 만드는 것보다 (우리금융 계열사를) 하나라도 더 파는 것이 중요하다"(정부 관계자)는 것.

하지만 정부와 우리금융은 '경우에 따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저축은행의 개별입찰을 허용하고 묶음에서 제외한다'고 매각 공고문에서 명시했다. 패키지 매각이 원칙이지만 개별 매각 가능성을 열어 둔 것.

정부 관계자는 "매각 과정에서 이들 3개사를 개별적으로 인수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있다면 별도로 떼어내 팔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우리투자증권은 개별 입찰을 허용하지 않는다. 우리투자증권을 사고 싶다면 '+3'을 함께 인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희망하는 투자자에게는 여전히 '+3' 인수라는 제약조건이 걸려 있는 셈이다. 여전히 KB금융, NH금융에게 유리한 매각 구도다.

하지만 '+3'을 사겠다는 투자자가 나타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패키지가 풀리기 때문이다. 정부는 '+3'을 개별적으로 인수할 투자자가 마땅치 않다고 봤지만 BS금융지주가 최근 "보험사와 자산운용사를 인수해 사업군을 보완하겠다"고 선언했고 에이앤피파이낸셜(러시앤캐시) 등 일부 대부업체는 꾸준히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해 왔다.

특히 복수의 인수 후보가 있어야 하는 국가계약법상 유효경쟁 원칙이 우리금융 증권 계열 매각에는 적용되지도 않는다. 정부(예금보험공사)가 아닌 우리금융이 매각 주체이기 때문이다. 인수 후보가 한 곳만 있어도 가격만 맞으면 팔 수 있는 셈이다.

패키지 매각이 풀린다면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은 구도가 복잡해질 수 있다. KB금융, NH금융 외에 다른 투자자들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현대차그룹 계열인 HMC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자체적으로 투자금융(IB) 수요가 많기 때문에 IB에 강한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다면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HMC가 뛰어든다면 현대차의 막강한 자금력이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매각 가격을 높일 수 있다면 굳이 패키지 매각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며 "매각 주간사에 별도 매각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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