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철저한 투자 원칙 고수가 대박 수익 비결"

더벨 김동희 기자 | 2013.08.14 11:07

[대표펀드매니저 열전]스틱 이성규 상무 "120개 검토해 2개 투자···중소·중견 M&A 관심"

더벨|이 기사는 07월16일(18:39)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 부동의 업계 1위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는 투자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단순히 투자수익을 높여 줄 수 있는 기업이 아닌 중견기업 이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영의 투명성과 글로벌화 능력은 기본으로 갖춰야 하며 상호 협력적인 의사소통도 가능해야 한다.

당연히 투자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만큼 실패 확률은 낮아지고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리는 선순환 구조가 갖춰진다. 스틱이 1999년 IT전문 투자회사로 출범해 국내 최고의 벤처캐피탈로 우뚝 선 비결이기도 하다.

이성규 상무(사진)는 이 같은 스틱에서 벤처투자 본부장을 맡고 있다. 스틱의 창업 원년멤버로 참여해 투자원칙을 확립하고 고수하는데 앞장선 인물이라는 평가다.

물론 투자한 기업이 많지는 않다. 1년에 평균 1.7개 회사에 투자한 것으로 벤처캐피탈협회가 조사한 1인당 평균 투자건수 2.1건(인정투자 기준)보다 낮다. 그러나 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보통 2개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120개 기업을 분석하고 검토했다. 그만큼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했다는 것이다.

투자 성과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이 상무는 2001년 스틱투자자문에서 스틱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지금까지 22개 기업에 630억 원을 투자, 원금대비 2.4배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여전히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투자수익률이 정확히 산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약 500억 원을 투자해 1220억 원을 회수했다.

대박 수익을 거둔 기업의 비율은 27.3%(6개사)이며 약간의 이자와 함께 원금을 회수한 비율도 36.4%(8개사)에 이른다. 원금부분 회수와 감액손실은 각각 18.1%(4개사)다.

펀드기준으로 보면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아 주도했던 스틱일자리창출펀드가 내부수익률 33.20%, 투자수익률(ROI) 160%라는 높은 수익을 달성했다. 이 펀드는 2004년 약정액 334억 원으로 조성돼 지난해 상반기 청산됐다. 모태펀드와 교직원공제회, 사우디아라비아 투자기관인 SEDCO 등이 출자자로 참여했다.

이 상무의 성공적인 수익달성 배경에는 스틱의 투자원칙 외에도 나름대로 유망기업을 판단하는 기준이 있었다.

이성규 상무는 "벤처기업은 시장을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시장 규모를 산출할 수 없다"며 "산업군과 업종에서 기술이나 제품을 선도하는 기업과 진입장벽이 높아 자산이나 상황을 독점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투자의 판단기준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처음 몸담았던 신한금융투자(옛 굿모닝신한증권) 시절 기업분석담당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던 경험과 전문역량은 기업을 보는 눈을 키우는 데 훌륭한 자양분이 됐다.

당시 반도체 기업인 한국전자(KEC)의 해외 전환사채(CB) 발행을 첫 업무로 진행한 이후 산업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각종 관련기업들을 탑다운(Top-Down)으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었다. 반도체 관련 지식도 쌓았다.

아이디에스와 디보스, 사파이어테크놀로지, BH, 아이티엠반도체 등 이 상무가 투자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 시기에 갈고 닦았던 지식과 경험에 의해 이뤄졌다. 모두 경영이 투명했고 해외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다. 여기에 시장을 선도하고 독점할 수 있는 기술력도 보유했다.

2001년 말에 투자한 아이디에스는 디스플레이 업종을 분석하면서 투자를 결정했다. 향후 휴대폰이 TFT-LCD로 바뀔 것으로 예상했는데 아이디에스가 해당 기술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투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최초 25억 원을 투자한 이후 4개월 만에 추가 투자를 요구해 스틱 경영진과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러나 한번 믿고 투자한 기업인만큼 끝까지 지원하기로 결정해 추가 투자 30억 원을 비롯해 은행 대출 60억 원을 받을 수 있게 도와줬다. 이후 경쟁업체를 앞서나간 아이디에스는 코스닥시장 상장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도 마찬가지. LED업종을 보면서 기초소재로 사파이어기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수소문 끝에 유일한 국내업체였던 사파이어테크에 투자를 결정했다. 이후 삼성전자가 반도체 웨이퍼(LED TV용 LED칩) 사업을 키우면서 사파이어테크도 급성장 했고 결국 2011년 코스닥상장에 성공했다.

이 상무는 "투자한 기업들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추가 투자나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경영진과 함께 대화하고 고민하면서 풀어나갔다"며 "투자 원칙을 지켜 신중하게 투자하고 이후에는 컨설턴트로서의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스틱은 현재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 중견기업과의 M&A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데다 독자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만큼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성규 상무는 "중소 벤처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하거나 중견기업과 상생협력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며 "기술을 융·복합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투자에 나설 여건은 나쁘지 않다.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도 많은데다 벤처기업을 육성하려는 움직임들이 이곳 저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무는 "포스텍, 대덕연구단지 등 유명 대학교(원)를 중심으로 연구 개발의 상업화에 나서고 선배 기업인들이 이를 키우기 위해 협력관계를 자발적으로 구축하는 분위기"라며 "벤처캐피탈이 이를 더 키우면 벤처기업을 중소·중견기업으로 육성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벤처캐피탈리스트를 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먼저 형성돼야 한다.

이 상무는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잦은 이직 등은 투자자와 출자자들의 신뢰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요소"라며 "후배 심사역은 벤처투자에 사명감과 자긍심을 갖고 일하고 선배 심사역은 잘 이끌고 키워주는 분위기가 하루 빨리 정착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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