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0만원, 5000만원? 얼마 벌어야 '중산층'일까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3.08.13 11:48

정부, 중산층 기준 총급여 5500만...OECD 4인가족 6372만원까지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둘러싸고 '중산층'의 세금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중산층'의 명확한 기준은 없다. 연간 얼마나 벌어야 전체 국민의 중간 정도에 속할까.

기획재정부는 세제개편안을 확정하면서 '3450만원'을 기준으로 세금부담이 늘어난다고 발표해 고소득층, 대기업보단 서민과 중산층에 세부담을 지우려 한다는 뭇매를 맞고 있다.

3450만원은 이번 세법개정안의 내용대로 지난해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에 근로소득세 연말정산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니 세부담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터닝 포인트' 지점이라고 보면 된다.

총 급여가 3450만원을 넘는 근로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1554만명으로 상위 28%에 속한다. 그러나 이는 중산층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정부가 보는 중산층 총급여 5500만? 8800만?

기재부는 서민과 중산층의 분류 기준을 총급여 5500만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세법개정안에선 감세기준을 '과세표준액 8800만원 이하'로 잡은 적도 있다.
과세표준액은 총급여에서 소득공제 등을 뺀 액수이므로 실제 연 소득은 1억원이 넘는다. 중산층을 '과세 표준 8800만원'으로 표현한 것은 감세 혜택이 중산층에 돌아간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후문이다.

소득에 대한 과세는 배우자, 형제, 부모 등의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개인별로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별 중위소득 통계를 파악해야 한다. 때문에 정부는 고용노동부의 5인 이상 사업장의 '상용근로자 월평균 임금' 통계를 쓴다. 이 월평균 임금에 12개월을 곱하고 150%를 다시 곱하는 식이다.
기재부는 중간소득이 3750만원으로 이를 초과하면 중간 이상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정부에선 대략 5500만원에서 8800만원까지를 중산층으로 보고 있지 않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OECD 기준으론 중간이 연 2208만원, 4인 가족 중산층 6372만원까지


국제비교가 가능한 OECD 중산층 기준은 가장 많이 통용되는 개념이다. 개인이 아닌 전체 가구소득의 중간점에서 50~150% 범위 내에 있는 가구를 중산층으로 정의한다. 통계청에서도 이 같은 기준을 사용해 매년 가계동향조사 소득분배지표를 발표한다.

식구가 4명, 총가구소득이 50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가구원수 4명에 루트를 씌워 가구원 1명당 2500만원으로 계산한다. 가구당 같은 5000만원을 번다고 해도 1명일 경우와 4~5인 가족일 경우 삶의 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소득이라고 해도 고소득층, 저소득층이 갈릴 수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소득분배지표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소득의 가운데 값인 균등화 중위소득은 지난해 월 184만710원이다. 가구원수를 균등화해 중간 소득을 계산한 수치로 연간으로 따지면 2208만8520원이다. 도시에 거주하는 2인 이상 가구를 기준으로 보면 월 197만4311원, 연간 2369만1732원이다.

이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50~150% 사이의 중산층을 계산해보면, 2인 가족 기준은 1501만~4505만원, 3인 가족 기준은 1839만~5518만원, 4인 가족 기준은 2124~6372만원이 나온다.

◇국민이 생각하는 중산층은? 4인 가족 월평균소득 500만원

그렇다면 국민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소득은 어느 정도일까.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우리나라 중산층이라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월평균 소득이 얼마 정도 될 거라고 생각하느냐'는 내용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0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이 57.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400~499만원이 21.5%로 뒤를 이었고 300~399만원이 18.1%, 200~299만원이 3.4%를 차지했다.

지난 1998년 조사된 주관적 중산층 월평균 소득이 4인 가족 기준 248만5900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중산층 가구 소득에 대한 기대치가 눈에 띄게 높아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명목 1인당 국민소득은 2만3000달러로 1998년 7700달러에 비하면 3배 가량 증가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략 연간 총급여 7000만원 안팎을 중산층 기준으로 생각한다고 보면 된다"며 "OECD 중산층 기준으로 비교한다 하더라도 나라마다 사회복지 수준이라 교육, 주거 등 비용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중산층은 중위소득의 50~150% 사이의 소득을 얻는 중간소득 계층을 말한다. 2012년 3인 가구를 기준으로 할 때 중위소득은 연소득 약 3678만원으로 중산층은 1839만∼5518만원이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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