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댓잎처럼 쫑긋 귀가 서는…

머니투데이 오인태 시인 | 2013.08.14 07:23

<38>어탕제물국수와 '방학'

편집자주 |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교직에 나와 이태째 방학 아닌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교원과 달리 교육전문직은 방학이 없는 데다 주5일제수업이 시행되고서는 도리어 ‘쉴토’마저 빼앗기다시피 한 건데요. 연수나 교육이 주말에 짜지기 일쑤인 데다 스포츠클럽주말리그 등 갖가지 토요프로그램 운영으로 출근하지 않는 주말이 드물게 됐거든요.

게다가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에도 에어컨조차 틀어주지 않으니 숨이 턱턱 막히는군요. 28도만 넘으면 냉방을 해도 괜찮다지만 전기사용을 더 줄이라고 닦달하니 아예 엄두를 못내는 거지요. 산업용전기소비량이 전체 전기소비량의 절반을 훨씬 넘는 걸 보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전기 탓에 전기 대란이 오는 건 아닐 텐데 말입니다.

그럼에도 다분히 정략적으로 비치는 캠페인을 요란하게 펼쳐대는 저의가 짐작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참, 밀양 송전탑 사태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요?


이게 바로 제물국수인데요. 어탕 끓인 제 국물에 국수를 넣은 거지요. ‘어탕제물국수’라고나 할까요. ‘천렵의 추억’ 한 자락을 길어 올려 어탕제물국수를 끓이는 저녁, 백사장에 ‘저도의 추억’을 새기시던 그분은 기어이 ‘그때 그 사람’을 곁으로 부르셨다는데......,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되돌려서 어쩌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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