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진출 '초읽기' 아마존, 우리의 대응은?

머니투데이 최재홍 강릉원주대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 2013.07.24 05:44

[최재홍의 모바일인사이드]<3>조용하지만 강한 침투자, 아이폰 공습때 긴장 필요

최근 들어 우리가 먹는 것, 입는 것, 살아가는 모든 부분에서 중국제품이 너무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도 중국과 같은 영향력을 갖춘 제품과 서비스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대표적 사례다.

아직은 낯설지만 아마존닷컴도 무시할 수 있는 강자다. 서구권에서는 아마존닷컴(이하 아마존)과 떨어져 살기 어려우며 그 세력이 점점 확장해 간다고 해서 '아마존니피케이션'(Amazonification, 아마존화)이라는 조어까지 나타났다.

많은 네티즌들은 아마존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고, 책을 보며, 영화나 음악을 감상한다. 자신의 사진과 영상을 어디서나 볼 수 있도록 인터넷 저장 공간을 빌려주는 것도 아마존의 몫이다.

과거에는 PC인터넷 영역이던게 오늘날에는 모바일로까지 그 영향력이 확대하고 있다. 게다가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일반 네티즌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많이 이용한다. 이미 국내의 많은 기업이 아마존의 서비스를 이용한다.

조만간 아마존이 국내에 진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미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 클라우드 뿐 아니라 모바일 앱스토어도 동반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모으는 태블릿PC '킨들패밀리'와 관련 전자책, 게임, 음악 등 콘텐츠도 같이 입성할 전망이다.

온라인 쇼핑몰의 상륙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는 모바일 기기를 생산하는 국내 전자대기업 뿐 아니라 플랫폼 및 콘텐츠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게 분명하다.

2009년 11월 29일이 생각난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애플 아이폰이 국내 상륙한 날이다. 연일 관련 기관과 정부에서는 회의가 이어졌다. 자칫 우리 모바일산업이 초토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다. 삼성, LG전자와 같은 대기업들은 물론, 중소 콘텐츠업체들도 잔뜩 긴장했었다. 그 만큼 애플은 세계 최고의 혁신 기업이었고 우리 상대로는 버거운 거물이었다.

4년이 지난 현재, 오히려 애플은 한국에 많은 도움이 됐다. 혹자는 "애플이 없었으면 지금의 삼성 스마트폰은 없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한국기업이 스마트폰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한국 스마트폰 앱 개발사들이 만든 모바일 게임은 구글플레이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는 강한 적을 맞아 당당히 싸워 이기는 유전자를 지녔고 이는 역사적으로 증명됐다. 애플의 공습을 막고 스마트 모바일시대 강자로 우뚝 선 것도 마찬가지다. 같은 관점에서 아마존의 한국입성은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간과하지 말아야할 점이 있다. 외형이 강한 상대에게는 이겨왔지만 유연한 적에는 의외로 약한 면을 보여 왔다는 점이다.

아마존은 '가장 싸게, 가장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가장 편리하게 제공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 회사'를 내세운다. 또 유연하고 은밀하게 사업을 전개하며, 장기적으로 고민하고, 가능한 이익을 남기지 않는 회사이기도하다.

제프 베조스 CEO는 상당히 계산적이며 고객을 위한다면서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시장장악에 대한 일정표를 그리고 있다. 아마존닷컴이 설립된 지난 1995년 이후의 모든 비스니스가 그랬다.

문제는 현재의 분위기다. 이상하게도 4년 전과 달리 너무도 조용하고 여유롭다. 일부는 아마존닷컴의 존재 자체도 인식 못한다.

한국 시장의 특수성과 토종기업의 생존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아마존닷컴을 과소평가하기도 한다.

휴대폰시장의 최강자였던 노키아가 무너졌고 휴대폰을 개발한 모토로라는 구글의 자회사 신세로 전락했다. 이들이 무너진 것은 삼성전자나 애플의 등장에 앞서 '자만심'에서 비롯됐다는게 정설이다.

4년 전 아이폰 상륙당시의 절박함과 적극적인 대응을 '아마조니피케이션 시대'에도 되새겨야 모바일 시장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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