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무림그룹의 주력사인 무림페이퍼의 1분기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1조6417억원으로 3개월 만에 516억원(3.2%) 늘었다.
반면 실적 흐름은 거꾸로다.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줄어든 2789억원을 기록했다. 지배기업소유주지분 순이익은 53억원 줄어든 -4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실적 부진이 지난해 펄프가격 급등에 따른 원자재비용 상승과 최근 제지수요 감소 등 이중고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상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부진한 영업실적과 상환 부담 등을 감안하면 재무 부담이 다소 높다"고 말했다.
무림페이퍼는 미국과 영국 해외법인을 비롯해 무림P&P, 무림로지텍, 무림파워텍 등 계열사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그룹 내 핵심기업이다. 종속회사만 8개에 달한다.
특히 일각에서는 경영진의 과도한 공격 투자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림페이퍼는 최근 진주공장에 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포화상태에 이른 기존 인쇄용지에서 라벨지와 디지털 인쇄용지, 식품포장용지 등 산업용 인쇄용지로의 주력지종 전환을 위한 투자다. 최근 주가가 15% 이상 하락한 것도 사업 확장 시도에 따른 자금난 우려라는 풀이다.
무림P&P(동해펄프) 인수 부담도 크다. 2008년 무림P&P 지분 67.3%(4200만주·액면분할 감안)를 FI(재무적투자자)와 함께 3095억원(FI 1500억원 포함)에 인수했고 이후 일관화시설 설비 투자에만 5000억원을 투입했다.
무림P&P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무림페이퍼는 FI들에게 주가가 부진할 경우 인수가격에 연 8.5~9.5%의 이자를 더해 되사주는 '풋백옵션'을 약정했다. 실제 5월 FI의 풋백옵션 행사로 무림P&P 지분 2.14%(133만주)를 당시 시가보다 두배 높은 147억원에 매입했다.
시장 우려가 커지며 자금조달도 악화되고 있다.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을 위해 25일 2년물 200억원, 3년물 100억원 등 총 3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2년물에만 100억원 들어오는 데 그침에 따라 인수 증권사와 협의해 2년물 300억원만 발행키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그룹 계열사의 전반적인 현금창출력과 보유자산의 담보가치 등을 고려하면 당장 문제가 생기진 않겠지만 시장 불안감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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