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사고, 윤 사장 귀국 후 쟁점은?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 2013.07.15 07:00

피해자 보상, 국내 자체 조사 등 결정할 듯… NTSB 명예훼손 법적 대응도 검토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 사고에 대한 미국 국토교통조사위원회(NTSB)의 1차 조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이번 사태가 새 국면을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나 윤영두 사장이 금명간에 귀국할 예정이어서 그가 귀국한 후 수많은 쟁점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 지 주목된다.

◇사고기 조종사 귀국, 어떻게 처리될까?
이런 가운데 윤 사장에 앞서 사고 여객기 조종사 4명이 지난 13일 새벽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편으로 귀국했다. 이들은 16일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후 17일부터 국토교통부로부터 조사를 받는다.

아시아나는 국토부 조사가 끝나는 대로 회사 차원에서 자체 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국토부 조사 결과와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조종사들에 대한 최종 징계 여부 등이 결정된다. 만일 조종사 과실이 인정되는 부분이 있으면 아시아나는 상벌조사위원회를 열고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만약 징계가 불가피하다면 파면이나 권고사직이 유력하다.

그러나 조사가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조종사들에 대한 징계 등 관련 조치도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그전까지 사고기 조종사들의 업무 복귀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방송사 KTVU가 사고 여객기의 조종사 이름을 인종차별적 뜻이 담긴 엉터리 이름으로 보도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방송 앵커는 12일(현지시간) 사고기 기장들의 이름을 "섬 팅 웡(Sum Ting Wong)", "위 투 로(Wi Tu Lo)", "호 리 퍽(Ho Lee Fuk)", "뱅 딩 아오(Bang Ding Ow)" 등으로 읽어내려갔다. 이들 이름은 "뭔가 잘못됐다(Something Wrong)", "너무 낮게 날고 있다(We Too Low)", "빌어먹을(Holy Fu**)", "쾅, 쿵, 아야(Bang, Ding, Ow)"를 중국식 억양으로 발음한 것으로 영어를 잘 못하는 아시아인들을 조롱할 때 쓰인다. 앵커는 조종사들의 이름을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에 직접 확인했다고 강조하기까지 했다. /사진=뉴스1(KTVU방송화면 캡쳐)
◇윤 사장, 다음주 초 귀국…사태 수습 쟁점은?
샌프란시스코 사고 현장으로 출국한 윤 사장은 빠르면 15일, 늦어도 21일에는 귀국할 전망이다. 윤 사장은 당초 이보다 일찍 귀국해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었지만 현지 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가 일정을 3~4차례 늦췄다. 특히 12일(현지시간) 중국인 탑승객 1명이 추가로 사망해 귀국이 더 늦어지고 있다.

윤 사장은 귀국 후 사고의 주요 개요와 재발 방지 의지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또 피해자 보상 방안에 대해 밝힐 가능성도 높다. 사망자 3명이 중국인이고 10대 학생이라는 점에서 중국인 탑승객에 대한 특별 보상안을 내놓을 수 있다. 아시아나는 지난 12일 중국 주요 언론에 이번 사고 사과문을 싣는 등 중국 민심 달래기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현지에서 진행된 사고 원인 조사에 대한 아시아나의 공식 입장도 윤 사장 귀국 후 밝혀야 할 주요 사안이다. 특히 미국 NTSB가 사고 조사 브리핑에서 조종사 과실쪽으로 몰아가는 듯한 발표를 거듭한 가운데 윤 사장이 지휘하는 아시아나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윤 사장은 출국 전 사고기 조종사들은 비행 경험이 풍부해 조종 미숙은 사고 원인이 아닐 것이라고 밝혀왔다.

◇아시아나 VS NTSB 신경전도 새 국면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지역 방송국인 KTVU가 "NTSB가 조종사 이름을 확인해줬다"며 '섬팅왕'(Sum Ting Wong), '위투로'(Wi Tu Lo), '호리퍽'(Ho Lee Fuk), '뱅딩오'(Bang Ding Ow) 등으로 조종사 이름을 잘못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각각 '뭔가가 잘못됐어요'(Something Wrong), '고도가 너무 낮아'(We Too Low), '이런 망할'(Holy Fu**), '쾅, 쿵, 오'(Bang Ding Ow, 충돌음을 표현한 의성어) 등으로 아시아인을 저급하게 표현으로 보인다.

조종사 이름을 확인해 준 장본인이 NTSB 인턴 직원인 것으로 알려지며 아시아나는 NTSB와 해당 방송국을 명예 훼손으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특히 NTSB는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로 몰아가는 듯한 발표를 거듭했으면서도 아시아나 측에는 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자제하라고 경고한 상황이어서 이번 조종사 이름 보도 논란이 아시아나를 더욱 불편하게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보도가 '아시아나 대 NTSB'의 갈등의 한 상징으로 앞으로 더 첨예한 갈등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 1997년 괌 대한항공 추락 사고에도 비슷한 구도의 갈등이 있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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