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여, 협동조합으로 창업하라 !

머니투데이 김성오 (협)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이사장 | 2013.07.10 10:04
◆협동조합, 보편적 기업형태가 되다 !

2012년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었다.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라 이제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금융업과 보험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다섯 명 이상만 모이면 협동조합법인을 만들어서 사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법제정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 그리고 법제정을 밀어붙였던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파장을 낳고 있다. 이미 1,500여개의 협동조합이 만들어졌고 올해 안에 3,000여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짧은 시간에 이토록 많은 협동조합이 설립될 것을 예측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20여년 이상 협동조합운동에 몸담고 있는 필자조차 예상치 못한 결과에 매우 놀라고 있다.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것이 한국사회의 비즈니스지형에 근본적인 변화를 몰고 왔다는 사실이다. 바로 [협동조합]이 [개인기업], [주식회사]와 함께 세 번째의 보편적 기업형태로 자리 잡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제 사람들은 식당이나 미용실을 창업할 때, 아니면 정보통신 벤처기업을 창업할 때 자신의 사업정체를 개인사업자냐 주식회사냐 아니면 협동조합이냐를 두고 세 개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주식회사로 사업을 하던 사람들이 일정 요건을 갖추어 그것을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수도 있게 되었다. 가끔 자기 전에 허벅지를 꼬집어보는 협동조합주의자들까지 생겼다. “이게 혹시 꿈인가 ?”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보다는 창업을 통해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자 하는 청년들에게도 이것은 마찬가지다. 그들이 어떤 업종에서 어떤 종류의 비즈니스를 꿈꾼다고 하더라도 그는 협동조합법인을 만들어서 그 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협동조합 창업이 더 유리하다 !

앞으로 최소한 몇 년간은 협동조합 창업이 개인사업자로 창업하는 것이나 주식회사로 창업할 때보다 더 유리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 장점은 협동조합의 본래적인 성격에서도 기인하고 협동조합 강풍이 불고 있는 한국사회의 조건에서도 기인한다.

그 장점은 다음의 네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협동조합은 개인창업에 비해 창업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 협동조합은 5명 이상이 모여서 하는 일종의 법인화된 동업이다. 따라서 개인창업에 비해 창업자금조달이나 사업안정성 검토 등에서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 그리고 사업초기의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

둘째, 협동조합 창업은 주식회사 창업보다 동업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식이다. 5명 정도의 청년들이 모여 협동조합 대신 똑같이 지분을 갖는 주식회사를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주식회사는 사업이 잘될 경우 한 명이나 두 명 정도에게 주식이 집중되는 경향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주식을 이들에게 판 청년들은 이제 동업자가 아닌 피고용자 신분으로 바뀌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보통 한명 정도의 대주주에게 주식지분과 경영권이 집중된다. 주식회사 제도는 이러한 집중과 독점을 부추기고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동업방식이다. 보통 사람들은 경영권과 주식을 가장 많이 가진 그 청년을 기억하게 된다. 예를 들어, 대학동기 몇 명과 페이스북을 창업한 마크 주커버그는 이제 페이스북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나머지 친구들에게 이것은 별로 달갑지 않은 일이다.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등도 이와 다르지 않다. 반면, 협동조합은 주식회사에서 통용되는 ‘1주1표의 원리’ 즉, 지분을 많이 가진 사람이 발언권을 독점하는 원리와 반대로 ‘1인1표’의 원리로 운영된다. 지분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발언권은 모두 동일하다. 청년들 5명이 마음을 모아 어떤 회사를 만든다고 할 때, 협동조합 방식이 주식회사 방식에 비해 동업의 안정성을 유지하기에 훨씬 용이한 제도다.


셋째,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협동조합이 개인창업이나 주식회사에 비해 손님이 더 많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청년이 혼자서 정보통신 벤처기업을 창업하여 네 명의 청년을 고용하여 일하는 것보다 5명의 청년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이 벤처기업을 만들 때 더 장사가 잘된다는 말이다. 왜일까 ? 협동조합은 오래된 자신의 원칙으로 ‘협동조합 간 협동’원칙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한마디로 모든 협동조합은 같은 값이면 협동조합의 물건을 팔아주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즉 협동조합은 다른 협동조합들을 자신의 고객으로 확보하는데 있어 마케팅비용이 절감되고 거래비용이 줄어드는 장점을 가지게 된다. 가격이나 품질에서 주식회사 방식의 기업과 큰 차이가 없다면 협동조합은 다른 협동조합을 고객으로 덤을 확보할 수 있다. 협동조합이 많이 생기면 생길수록 서로 고객이 되어주는 선순환 시장이 더 커지고 이는 협동조합 비즈니스의 가장 큰 기회요인이 된다.

넷째, 한국사회에서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뜨겁고 협동조합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이것은 앞으로 몇 년간은 지속될 것인데, 이 기간이 협동조합으로 창업하여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 다투어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만일, 어떤 협동조합이 자생력을 극대화하는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이러한 지원정책은 불에 기름을 붓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

먼저, 협동조합은 어느 정도 공부가 필요한 기업형태이다. 개인기업을 창업할 때 사람들은 그 누구도 개인사업자가 무엇인지 공부할 필요가 없다. 주식회사로 창업하는 경우도 이는 마찬가지다. 주식회사는 이미 많이 알려진 제도이고 특별히 공부할 일도 없다. 하지만 협동조합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생소한 기업형태이다. 학교 다니면서 선생님 중 그 누구도 이것을 가르치는 걸 본적이 없다. 당연히 아무도 이것을 모른다. 하지만 협동조합은 그것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다른 것들과 어떻게 다른지 등을 알지 못하면 창업은커녕 단순 참여조차도 쉽지 않은 기업형태이다. 따라서 협동조합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청년이라면 일단 협동조합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이것이 제일 첫 번째 과제다.

다음으로, 협동조합은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맞는 친구들 몇 명이 같이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서너 명 정도 되는 초기 주체들이 모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들이 같이 공부하는 과정부터 시작해서 사업계획서 작성, 시장조사, 자금조달 문제 등을 터놓고 이야기하면서 협동조합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만은 주의하라 !

협동조합은 개인창업이나 주식회사 창업에 비해 사업타당성, 사업안정성 분석에 두세 배 정도는 시간을 쏟아 붓는 것이 요구된다. 매우 완성도 있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사업 환경을 면밀하고 냉정하게 분석해서 실패확률을 낮추어서 시작해야 한다. 왜일까 ? 그것이 망했을 경우, 협동조합은 개인창업이나 주식회사창업에 비해 더 큰 민폐를 끼치기 때문이다. 개인창업은 망하면 개인 혼자서 책임을 지면된다. 주식회사는 대주주가 주로 책임을 지면된다. 하지만 협동조합은 실패할 경우 그 모든 조합원들을 낭패스럽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이 낸 출자금 모두가 날아가게 된다. 예를 들어, 청년들이 직원협동조합을 만들어 운영하다가 망하면, 청년들 모두가 출자금도 날리고 직장도 잃게 된다. 따라서 협동조합 창업을 앞두고 사업타당성 검토를 하는 경우, 엄격하고 보수적인 기준으로 잡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협동조합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일종의 법인화된 동업이다. 따라서 조합원 상호간의 소통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이 성패의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된다. 어떻게 하면 조합원들 상호간에 협동과 신뢰의 협동조합문화를 발양시킬 것인가 ? 협동조합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모두 한결같이 이 문제를 무겁게 다루면서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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