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사고원인 관련 '오토 스로틀 시스템' 주목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 2013.07.09 18:49

[아시아나 美 사고]

아시아나항공 사고기가 착륙 당시 비정상적으로 느린 속도로 운항하고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항공기의 속도조절기능을 담당하는 '오토 스로틀 시스템(Auto Throttle System)' 작동에 눈길이 쏠린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가 9일 사고기의 블랙박스를 분석한 결과 착륙 직전 사고기가 기준 속도에 못미치는 속도로 운항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충돌 16초 전 사고기의 속도는 시속 122km로 권장 속도 157km보다 느렸다. 엔진 출력도 50%에 그쳤다.

항공기는 가속이나 감속을 할 때 '스로틀'을 통해 엔진출력을 조절한다. 오토 스로틀 시스템은 비행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스로틀을 작동해 적정 속도를 유지하게 해준다. 사고기 기종인 B777의 경우 각종 첨단 시스템을 적용해 운항 자동화 시스템을 강화, 이·착륙 시 오토파일럿 시스템을 끄더라도 오토 스로틀이 작동된다.

사고기가 착륙 직전 적정 속도에 못미치는 속도로 운항하고 있었다면 오토 스로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두 가지 원인을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기기 결함이다. 오토 스로틀 시스템은 비행 고도에 따라 조정되는데 전파고도계 오류로 비행 고도가 잘못 계산된 경우 잘못된 고도를 반영해 오토 스로틀이 속도를 줄였을 가능성이다. 지난 2009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공항에 추락해 9명의 사상자를 낸 터키항공의 보잉 737-800기 사고가 이 같은 고도계 이상으로 발생한 바 있다.


항공기 정비사는 "착륙을 위해 비행 고도를 낮출 경우 일정 시점에서 하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엔진 출력을 줄이도록 세팅이 된다"면서 "고도계 이상으로 오토스로틀이 너무 빨리 엔진출력을 줄이도로구 작동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가능성은 조종사의 오토 스로틀 조작 미숙이다. 사고기 조종사가 엔진출력을 높이기 위해 스로틀을 수동으로 조정하려고 했으나 작동법을 잘못 인지했을 경우 엔진출력이 높아지지 못해 속도를 상승시키는 데 실패했을 경우다. 보잉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항공사에 따르면, 보잉 777 기종은 스로틀 작동을 자동에서 수동으로 전환하는 작동법이 기존의 다른 항공기들과 다르다.

보잉777 이전 기종들은 오토 스로틀 상태에서 스로틀을 일정 수준 이상 높이면 수동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보잉 777기종은 자동모드를 해제하는 버튼을 눌러야 수동으로 변환된다. 보잉 747기와 A320 기종에 익숙하던 사고기 기장이 스로틀 작동법을 착각했을 경우 엔진 출력을 높이지 못해 속도를 회복하는 데 실패했을 수 있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토스로틀) 장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치가 작동됐는지 여부는 FDR(비행자료데이터기록장치) 분석을 통해 확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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