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 어쩐지 비싸다 했더니만…"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 2013.07.08 17:38
서울시 '맑은아파트 만들기' 조사결과 시공자격이 없는 업체와 수의계약을 통해 관리비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난 서울 중랑구 A아파트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
 "이 아파트 주민인 게 부끄럽다. 이정도 인줄은 몰랐다. 대부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관리비를 빼먹으려고 주민들끼리 욕설이 오고가고 파벌까지 생겼다고 들었다. 주민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 자기 이익만 챙기려는 속셈만 가득한 것 같다."

 8일 오후 서울 중랑구의 A아파트 주민들은 관리비와 관련해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다수 주민들은 자세한 내용을 모르고 있어 어떤 식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할지 모르고 있어 그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만난 주민들은 시가 조사한 내용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해 소문으로 접하긴 했지만 '그동안 관심이 없었다'는 반응이었다. 다만 일부 주민들이 관리회사 문제가 심각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관리비를 놓고 관리회사뿐 아니라 입주자대표회의, 동대표 등 주민들 간에도 갈등도 '도를 넘었다'고 덧붙였다.

 84.9㎡(전용면적)에서 거주하고 있는 김모씨(40대·여)는 "관리비로 매달 30만~40만원 정도가 나오지만 가족들이 많이 썼거나 20년이나 된 낡은 아파트여서 그러려니 하며 살고 있다"며 "비싸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렇게 큰 돈이 부정적으로 사용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강모씨(50대)도 "일을 하고 있고 집에 대부분 아내가 관리하기 때문에 솔직히 아무생각없이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관리비를 내왔다"며 "앞으로 더 꼼꼼히 살펴보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말했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한 주민들은 구체적인 금액까지 언급하며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최모씨(60대·여)는 "2~3년전 60억~70억원이던 장기수선충당금이 지금은 10분의 1수준인 6억원도 안남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나도 그렇지만 대부분 관리비는 통보해 주는 대로 내고 마는데 그동안 돈 낸 게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 사이에서도 동대표끼리 담합을 해 한 업체를 밀어주자고 하는 등 내부적으로도 정말 말이 정말 많다"며 "사공이 많으니 배가 산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인근 부동산업계에서도 관리비 문제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A공인중개소 대표는 "솔직히 부유한 동네도 아닌데 관리비까지 비싸고 주민들간 협의도 이뤄지지 않아 해결이 안되다 보니 거래를 성사시키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며 "대부분 울며겨자먹기로 계약을 하긴 했지만 같은 면적의 다른 아파트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관리사무소는 이와 관련해 '모르는 일'이라며 앞으로 진행 될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의 현 관리사무소장은 전임 관리소장이 저지른 내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으며 해당 부분 담당자도 휴가중이어서 구체적인 설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답을 피했다.

 그는 "비리가 일어난 2011년 (배관공사)공사 당시에는 내가 소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모른다"면서 "다만 198만원씩 수의계약을 한 서류를 확인하기는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아파트 내 공사입찰에서 3억7000만원 가량을 과다 측정해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발표한 아파트관리혁신 방안에 따른 조사결과다.

 해당 아파트의 관리회사 소장은 무자격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 하기위해 공사비를 200만원 이하로 잘게 나눠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공사비용은 9억6963만원 가량이다. 시는 이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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