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광복절은 SW개발자들 독립하는 날로"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 | 2013.07.04 07:42

SW개발자 협동조합 추진 노상범 OKJSP대표 "협동조합도 안되면 개발자 미래없어요"

지난 5월 20일 열린 SW개발자 설립 준비를 위한 열린 토론회 모습/사진=OKJSP
"협동조합으로도 안되면 더 이상 대안이 없어요. 저희가 실패하면 다음 세대 IT개발자들에게 미래는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실패하면요? 진짜 나가서 돌이라도 던져야 된다고 봅니다."

국내 최대 SW(소프트웨어)개발자 커뮤니티인 OKJSP를 운영하는 노상범 대표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 말이지만 그만큼 결연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노상범 대표는 SW개발자들을 위한 협동조합인 현재 한국소프트웨어비즈니스협동조합(KSBC)의 설립을 준비 중이다. 그를 포함해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한 최소한의 인원인 5명이 준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일 발기인창립총회를 가졌고 현재 각종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날은 광복절인 8월 15일로 정했다. 이 날을 계기로 국내 SW개발자들이 시장의 부당한 대우로부터 독립해 IT시장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SW개발자들이 협동조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프로젝트가 있을 때만 단기적으로 인력을 투입하는 IT서비스 업계구조상 프리랜서 개발자가 많기 때문이다.

통상 A라는 기관이 2억원의 프로젝트를 발주하면 이 계약을 따낸 IT서비스 업체는 좀 더 규모가 작은 업체로 재하청을 준다. 그리고 더 작은 업체로 하청, 재하청이 이어지면서 많은 프리랜서 개발자들은 갑-을-병-정 중 '정'이 되서 일을 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 수행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중간수수료 때문에 정작 업무를 수행하는 개발자들이 받을 돈은 줄어든다는 것. 어쩔 수 없이 적은 인력이 투입돼 시한을 맞추기 위해 야근 또는 주말근무를 해야한다는 게 현재의 왜곡된 업계관행이라는 설명이다.


협동조합과 주식회사 비교/자료=OKJSP
협동조합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지만 그 이윤이 특정 몇 명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조합원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주식회사와 다르다. 또 출자금과 상관없이 1인 1표의 의결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프리랜서 개발자들이 자신의 권익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노 대표는 "그동안 개발자들이 협회를 만들고 노동조합도 조직하는 등 할 수 있는 노력은 대부분 다 했다고 본다"며 "이제는 노동운동으로 풀 수 없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개발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려면 실질적으로 각 기업에도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야 한다는 것. 개발자들이 협회나 노동조합이 아닌 협동조합을 만들게 된 가장 큰 이유다.


전국의 수많은 개발자들이 함께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시작되는 협동조합인 만큼 장점은우수한 인력풀을 보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 대표는 협동조합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초기 사업모델로 원청업체에 프리랜서 SW개발자들을 연결해주는 인력소개소의 역할을 꼽았다. 하지만 소위 '보도방'이라 불리는 일선 인력소개소와 달리 협동조합이 직접 프로젝트를 수주해 조합원들 중 적합한 인력을 투입한다. 조합원들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협동조합에 10%의 수수료만 내고 나머지를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된다.

조합원들은 조합비 외에 소정의 검증비를 내고 3단계의 능력검증을 거치도록 할 예정이다. 개발자의 능력을 철저하게 보장하는 대신 표준계약서나 적정 근무시간 등 이에 걸맞는 대우를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노 대표는 "몇 몇 기업에 의사를 타진해봤는데 개발자의 능력이 검증되기만 한다면 반드시 계약을 하겠다는 곳도 있고, 협동조합 설립만을 기다리고 있는 프로젝트도 있다"며 "사업모델로서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향후 프로젝트 경험이 많아지면 조합 자체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프로젝트에 투입됐던 인력들이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면, 다른 조합원들이 이를 바탕으로 자체 웹서비스나 솔루션을 개발하고 다시 이 기술을 프로젝트 수주에 활용하는 순환구조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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